미국·일본·튀르키예 등의 민간요법, 나름 효과…연구팀, ‘항히스타민제+위산억제제’로 치료/딸꾹질 세계 기록은 68년 지속
딸꾹질을 멈추게 하는 민간요법에는 찬 물 빨리 마시기가 있다. 이밖에 설탕 한 숟가락 먹기(미국), 혓바닥 잡아 당기기(일본), 깜짝 놀라게 하기(튀르키예)와 숨을 깊게 들이쉰 후 최대한 참기, 양쪽 귀에 손가락 넣기, 허리 90도로 숙이고 물 마시기 등도 있다. 이런 민간요법에도 딸꾹질이 멎지 않으면 약물 요법을 써봐야 한다. 딸꾹질엔 표준 치료법이 아직 없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딸꾹질은 대개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사라지지만, 일부 환자에게는 멈추지 않고 며칠씩 이어진다. 이 증상이 끊이지 않으면 큰 고통으로 삶의 질이 뚝 떨어진다.
딸꾹질이 48시간 이상 지속되면 '지속성 딸꾹질'로 진단한다.
치료가 힘든 딸꾹질의 매우 흔한 원인 중 하나는 위장 장애다.
최근 튀르키예 코자엘리 시립병원 응급의학과 연구팀은 약을 먹어도 증상이 잘 잡히지 않는 지속성 딸꾹질 환자 3명의 사례를 학계에 보고했다.
연구팀은 지속성 딸꾹질 환자 3명을 대상으로 판토프라졸(위산 분비 억제제), 페니라민(H1 항히스타민제)을 정맥주사와 경구용으로 함께 투여한 임상 경험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딸꾹질의 원인인 위장관 자극을 판토프라졸로 조절하고, 페니라민의 항콜린 작용으로 딸꾹질 반사궁의 중추신경계를 진정시켰다고 밝혔다. 하지만 80대 노인에게는 약효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았다.
만성 소화불량이 있는 49세 남성 환자는 7일 동안 끊임없이 나오는 딸꾹질로 큰 고통을 겪다가 병원을 찾았다. 의료진은 판토프라졸 40mg과 페니라민 45.5mg을 생리식염수 100mL에 섞어 15분간 정맥 주사로 투여했다. 그 직후 딸꾹질이 멈췄으나 60분 후 증상이 다시 나타나자, 먹는 약 판토프라졸과 페니라민을 처방했다. 환자는 2주 뒤 진행된 추적 관찰에서 재발 없이 완치된 상태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라마단 금식 중이던 28세 남성 환자는 3일 전부터 시작된 지속성 딸꾹질 증상을 호소하며 병원을 방문했다. 의료진은 판토프라졸 40mg을 정맥 주사로 투여했으나 30분 동안 아무런 진척도 없었다. 이에 페니라민 45.5mg을 추가로 투여하자 3분 만에 딸꾹질이 멈췄다. 의료진은 이 환자에게도 먹는 약 처방을 병행했고 2주 뒤에는 최종 완치 판정을 받았다.
80세 남성 환자는 판토프라졸과 페니라민이 아닌 기존 치료제 클로르프로마진을 복용하던 중 정신 혼미 등 부작용을 겪었고 딸꾹질이 5일간 지속돼 병원을 찾았다. 병원에 도착했을 때에는 잠시 딸꾹질이 멈춰 있는 상태여서, 의료진은 정맥주사 대신 경구용 판토프라졸과 페니라민만을 처방한 뒤 귀가시켰다.
그러나 일주일 뒤 확인한 결과 이 환자는 증상이 전혀 나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진은 나이 든 환자의 특성상 약물 흡수율이 낮거나 먹는 약의 한계로 인해 치료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항히스타민제인 페니라민이 기존 치료제인 클로르프로마진 등이 일으킬 수 있는 근육 경직, 떨림, 불수의 운동 등 불규칙한 움직임이나 심각한 진정 작용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Clinical Experience With Combined Pantoprazole and Pheniramine in the Treatment of Persistent Hiccups: A Case Series)는 최근 국제 학술지 《큐레우스(Cureus)》에 실렸다.
기네스북에 등재된 최장 딸꾹질 기록, 미국 찰스 오스본이 세운 68년
기네스북에 오른 딸꾹질 최장 기록은 미국의 찰스 오스본(1894~1991)이 세운 68년이다. 1922년부터 1990년까지 쉬지 않고 딸꾹질을 했다. 초기에는 분당 40회, 노년기에는 분당 20회 딸꾹질을 했다. 평생 약 4억3000만 번의 딸꾹질을 한 것으로 추산된다. 그는 음식을 제대로 씹어 삼키기 어려워 모든 식사를 갈아서 섭취해야 했고, 숙면을 제대로 취하지도 못했다.
딸꾹질은 미주신경과 횡격막신경이 포함된 복잡한 반사궁에 의해 제어된다. 찰스 오스본은 돼지를 들어 올리다 넘어진 충격으로 뇌의 딸꾹질 억제 부위가 손상된 것으로 분석됐다. 지속성 딸꾹질은 뇌졸중이나 종양, 신경 손상, 심각한 위식도 역류를 알리는 적신호일 수 있다.
딸꾹질을 멈추게 하기 위한 독특한 민간요법이 적지 않다. 미국에서는
'설탕 한 숟가락 먹기'
가 대표적이다. 혀 뒤쪽의 강력한 단맛 자극으로 미주신경을 일시적으로 진정시키려는 시도다. 일본의 민간요법은
'혓바닥 잡아당기기'
다. 비인두 신경을 직접 자극해 딸꾹질 반사궁의 흐름을 끊는 것이다. 이번 연구의 배경인 튀르키예의
'깜짝 놀라게 하기'
는 교감신경을 급격히 활성화해 호흡 패턴을 강제로 재설정하는 효과를 노린다. 이밖에
숨을 깊게 들이쉰 후 최대한 참기, 찬 물 빨리 마시기, 양쪽 귀에 손가락 넣기, 허리 90도로 숙이고 물 마시기 등도 민간요법으로 쓰인다.
의료계는 딸꾹질 중 민간요법이 통하지 않는 사례에 대해 다양하고 정밀한 약물 처방을 시도하고 있다. 다만 딸꾹질에는 아직 표준 치료법이 없다.
이번 사례 속 판토프라졸은 위장관 자극이라는 말초적인 요인을 없애고, 페니라민은 뇌 숨골(연수)의 딸꾹질 중추를 안정시킨다.
[자주 묻는 질문]
Q1. 딸꾹질이 얼마나 지속되면 병원을 찾아야 하나요?
A1. 일반적으로 딸꾹질이 48시간 이상 지속되면 지속성 딸꾹질로 진단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수면 장애나 영양 부족, 피로 등을 일으키는 병으로 접근해야 하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Q2. 나라별 민간요법은 어떤 원리로 딸꾹질을 멈추게 하나요?
A2. 미국의 설탕 먹기나 한국의 허리 숙여 물 마시기, 일본의 혀 잡아당기기 등은 모두 미주신경을 자극하거나 주의를 환기시키는 원리를 공유합니다. 하지만 이틀 이상 멈추지 않는 지속성 딸꾹질에는 이런 민간요법이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Q3. 판토프라졸과 페니라민의 약물 조합(병용)이 기존 치료제보다 더 나은 점은 무엇인가요?
A3. 기존 치료제인 클로르프로마진 등은 근육 떨림이나 과도한 졸음 등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반면 항히스타민제인 페니라민을 활용한 이번 약물 조합은 비교적 안전성이 우수해 부작용에 취약한 고령 환자들에게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