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팔리는 제품 따로, 내 몸에 맞는 선택 따로…나이별 부족 영양소부터 확인
건강기능식품을 고르는 소비자. 같은 영양제를 먹어도 결과는 다르게 나타날 수 있으며, 연령과 생활 습관에 따라 필요한 성분이 달라진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선물로 영양제를 받았는데 나한테 맞는 건지 모르겠다"는 말은 그리 낯설지 않다.
가정의 달인 5월은 건강기능식품 소비가 늘어나는 시기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 조사에 따르면 2024년 한국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6조440억 원 규모로 추정됐고, 구매 경험률은 82%로 집계됐다.
같은 영양제인데 왜 효과가 다를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건강기능식품을 '인체에 유용한 기능성을 가진 원료나 성분을 사용해 제조·가공한 식품'으로 정의한다. 질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의약품과는 구분된다. 일상적으로 말하는 영양제는 비타민·미네랄 등을 보충하는 제품을 넓게 부르는 표현으로, 건강기능식품과 혼용돼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같은 영양제를 먹어도 느끼는 효과가 제각각인 이유는 개인마다 부족한 영양 상태가 같지 않기 때문이다. 건강기능식품은 의약품처럼 일정한 효과가 보장되지 않는다. 식사 내용과 활동량, 수면, 기존 건강 상태에 따라 필요한 영양소의 종류와 양이 사람마다 다르다.
많이 팔린다고 나한테도 맞을까?
시장에서는 특정 제품군이 꾸준히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홍삼, 비타민, 프로바이오틱스가 대표적이다.
다만 판매 흐름과 개인의 필요 성분은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가 발표한 '2025 건강기능식품 시장현황 및 소비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연령대에 따라 선택하는 제품군에서 차이가 크다. 고령층에서는 홍삼 비중이 높은 반면, 젊은 층에서는 프로바이오틱스와 비타민 제품 선택이 상대적으로 많다.
섭취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구미·젤리·스틱형 제품 비중이 늘면서 선택 기준이 성분뿐 아니라 섭취 편의성까지 확장되는 흐름이 나타난다. 최근에는 물 없이 섭취하는 구강용해 필름형 제품도 일부에서 활용되고 있다.
내 나이에 먼저 부족한 영양소는 무엇일까?
이런 변화 속에서 더 중요해지는 질문은 하나다.
"지금 내 나이에 먼저 부족해지기 쉬운 성분이 무엇인가"다.
보건복지부가 고시한 '2025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에는 칼슘, 철, 리보플라빈 등 주요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는 문제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반영돼 있다. 특히 50대 이후에는 뼈 손실과 근육·수면 등과 관련된 변화가 함께 나타나면서 우선적으로 확인해야 할 성분이 보다 뚜렷해진다.
조부모와 손주들이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연령대에 따라 부족해지기 쉬운 영양소를 고려해 필요한 성분을 선택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0대는 조부모 세대가 가장 적극적으로 챙기는 연령대다. 이 시기에는 칼슘과 비타민D를 우선적으로 살펴야 한다. 2025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에서 제시된 칼슘 권장섭취량은 12~14세 약 1000mg, 15~18세 약 900mg 수준으로, 성인(약 700~800mg)보다 높다. 최대 골량(성인 초기에 형성되는 뼈의 가장 높은 밀도와 양)을 형성하는 성장기이기 때문이다.
현실은 다르다.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서도 청소년의 칼슘 부족 섭취는 지속적으로 드러난다.
실내 활동이 늘면서 비타민D 부족 위험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비타민D는 햇빛 노출을 통해 피부에서 합성되거나 음식으로 섭취되며, 장에서 칼슘과 인의 흡수를 돕고 뼈 형성에 관여하는 영양소다.
여성 청소년의 경우 초경 이후 성장 속도가 둔화하고, 통상 수년 내 키 성장 여지가 빠르게 줄어드는 흐름을 보인다. 이 시기의 영양 상태는 이후 골밀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20대는 최대 골량이 완성되는 시기로, 칼슘과 비타민D 관리가 중요한 단계다. 식사 불균형과 실내 생활 증가가 겹치면 칼슘 섭취와 비타민D 합성이 모두 부족해질 수 있다. 이때 형성된 골량은 평생 골 건강의 기준이 된다. 체중 감량이나 식사 불균형이 있다면 단백질 섭취도 확인해야 한다.
30~40대는 리보플라빈(비타민B2)을 포함한 비타민B군과 철을 함께 살펴야 한다. 리보플라빈은 음식에서 얻은 영양소를 에너지로 전환하는 과정에 관여하는 성분으로, 섭취 부족 영양소로 지목된다. 철은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의 구성 성분으로, 가임기 여성에서는 월경으로 인한 손실과 섭취 부족이 겹쳐 모자라기 쉽다.
50~60대는 칼슘과 비타민D의 중요성이 다시 커지는 연령대이다. 여성은 폐경 이후 골 손실 속도가 빨라지기 에 뼈 건강과 관련된 성분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비타민K는 뼈 형성에 필요한 단백질을 활성화해 칼슘이 뼈에 효과적으로 축적되도록 돕는다. 루테인은 황반 색소 밀도를 유지해 눈 건강에 관여하는 성분으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선택이 늘어난다. 근육 이완과 신경 기능, 수면 조절에 관여하는 마그네슘 역시 섭취 부족이 지적되는 영양소다.
65세 이상에서는 특정 성분 하나보다 전반적인 영양 균형을 먼저 보는 접근이 중요하다. 식사량 감소와 흡수율 변화로 여러 영양소가 동시에 부족해질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영양제는 균형 잡힌 식사를 대신하지 않는다. 다만 나이가 들수록 음식만으로 채우기 어려운 영양소가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선택의 기준은 하나다. 유행이 아니라 현재 내 몸의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