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세포가 지방을 효율적으로 분해하지 못하는 상태에 머물러 있어
당뇨 전단계였던 비만인들은 비만대사수술로 체중이 빠지더라도 몸의 세포가 '비만상태'를 기억해 요요가 오기 더 쉬운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흔히 "살이 찐 사람은 살이 더 잘 찌는 체질로 변한다"거나 "당뇨가 있으면 요요 현상이 더 빨리 온다"는 속설이 있다. 그저 핑계나 모호한 통념으로 여겨지던 이 말들이 사실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당뇨 전단계'를 동반한 비만 환자는 살을 빼도 세포가 비만 상태를 기억하기 때문에 더 심한 요요 현상을 겪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클리닉 병원 연구팀은 당뇨 전단계가 우리 몸의 지방 세포에 지속적인 분자적 '흔적(기억)'을 남겨, 비만 수술 후 체중 감량 상태를 유지하기 어렵게 만든다는 점을 분석했다. 해당 연구는 다음 달 12일부터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리는 유럽비만학회(ECO)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연구팀은 BMI 39 이상 고도 비만 여성 78명을 대상으로 혈당이 정상인 그룹과 당뇨 전단계인 그룹으로 나누어 비만대사수술 후 3년간의 체중 변화와 유전자 발현 상태를 추적 관찰했다. 수술 후 1년이 지났을 때, 당뇨병 전단계 그룹의 여성들은 평균 체중의 32.3%를 감량했고, 정상인 그룹의 여성들은 35.5%를 감량했다.
그러나 진짜 차이는 그 이후에 나타났다. 수술 후 3년까지 추적 관찰한 결과, 정상 혈당 그룹은 체중이 평균 1~2kg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당뇨 전단계 그룹은 체중이 평균 5~6kg증가했다.
당뇨 전단계인 사람의 체중이 더 적게 빠지고 더 심한 요요가 온 원인은 무엇일까? 연구팀은 그 원인이 '지방세포의 후성유전학적 기억'에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이 수술 전후 채취한 피하 지방 조직을 분석한 결과, 당뇨 전단계 환자들은 체중을 감량한 후에도 지질 대사에 관여하는 주요 유전자(SREBF1, FADS2 등)의 활성이 여전히 억제되어 있었다. 즉, 겉보기에는 살이 빠지고 혈당이 정상으로 돌아온 것 같아도, 지방세포 자체는 여전히 지방을 효율적으로 분해하지 못하는 상태에 머물러 있었던 것이다.
연구에 참여한 카밀라 밀라드 연구원은 "당뇨 전단계가 남긴 지방 조직의 지속적인 변화가 체중 감량 후 지방 조직의 적응 능력을 제한한다"며 "비만 수술 후 초기에 체중 감량에 성공했음에도 왜 특정 환자들만 유독 다시 살이 찌는지 그 이유를 명확히 설명해 준다"고 말했다.
연구를 주도한 아나 데 홀란다 박사는 "비만 수술만으로는 지방 조직의 굳어진 변화를 완전히 되돌릴 수 없음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다만 이러한 유전자 수준의 변화가 영구적인 것은 아니므로, 요요를 막기 위해서는 수술 후에도 식이요법과 약물 치료 등 지방 조직의 기능을 개선하기 위한 맞춤형 추가 개입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