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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흉부외과 의사가 선천성심장병 환자들과 히말라야에 오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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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 태아의 선천성심장병이 확인되면 예후가 안 좋은 편인가?“아니다. 심장병이 있어도 임신을 유지하고 아기의 발육이 잘 이뤄진다면 그 심장은 치료할 수 있다. 과거와 달리 지금은 선천성심장병이 있으면 임신 중 발견하는 비율이 98%가 넘기 때문에 놓치지 않고 제때 치료만 하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 심장 기형이 심한 경우 세 차례 정도 수술이 필요한데, 실제로 아이를 낳은 후 잘 수술하고 관리하니 일반인들과 차이가 없었다.”-‘심장 기형이 심한 경우’라면?“사람의 정상적인 심장은 2심방 2심실 구조로 동맥과 정맥이 분리돼 있다. 그런데 이와 다른 구조의 심장을 갖고 태어난 아이들이 있다. 그 중에서도 반쪽만 갖고 태어난 경우, 즉 단심실인 경우가 가장 심장 기형이 심한 편에 속한다. 동맥과 정맥이 섞여 있어, 세 단계 수술을 통해 분리시켜야 한다.”-수술은 출생 직후 진행하나?“단심실일 경우 출생 직후부터 수술을 준비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출생 후 한 달 안에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수술 난도가 매우 높다고 알려졌는데?“수술 조건이 굉장히 까다롭다. 선천성심장병 환아들은 심장 기능이 떨어져 수술 전 생리적 여력이 매우 낮은, 전신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위험도가 높고, 합병증이 발생하면 환자가 이를 견디기 어려울 수 있다. 수술 후에도 중환자실에서 24시간 집중 치료가 필요하다. 단심실인데 폐동맥 고혈압이 있어 폐가 손상된 경우엔 수술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자책하는 부모들이 적지 않다. 실제 부모에게 원인이 있을 가능성은?“실제로 자녀에게 선천성심장병이 확인되면 죄의식을 갖는 부모들이 많다. 그러나 유전적인 경우는 정말 극소수다. 대부분은 부모와 관련 없이 문제가 생긴다.”-선천성심장병에 대한 편견이 적지 않은데?“선천성심장병이 있는 환자들을 수술을 통해 살리기 시작한 게 약 40년 전부터다. 그 환자들이 수술을 받고 얼마나 건강하게 잘 살고 있는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생긴 편견들이 있다. ‘심장이 반쪽만 있으니, 수술을 받아도 정상인보다 부실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로 인해 임신 후 태아가 단심실로 확인되면 출산을 포기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그렇지 않다(수술을 받으면 괜찮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수술을 통해 환자를 살리고 있지만, 사람들은 믿지 않는다. ‘그럴 리 없다’고 생각하는 거다. 심지어 의료인조차 잘못된 편견을 갖고 있어 치료를 주저한다.”-‘수술 후 운동을 하면 안 된다’는 생각 역시 오해라고?

“치료 후 보호자가 외래에 와서 ‘아이가 축구를 해도 되냐’고 물으면, ‘해도 된다. 대신 축구를 하고 힘들어하면 병원에 오라’고 이야기한다. 그냥 ‘조심하라’고 하면 아이에게 아무것도 안 시키기 때문이다. 조심하라는 게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닌데, 그럼에도 부모 입장에서는 과잉보호하게 되고 점점 집에만 있게 된다. 학교에서도 마찬가지다. 아이가 잘못될 수 있다고 생각하다보니 모든 활동에서 열외된다. 그러다보면 심장이 괜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조금만 움직여도 힘들어한다. 실제 외래에서 인바디 검사를 해보면 근육량이 현저히 떨어진 아이들이 많다.”-심장병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체력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지 않나?“잘못된 연구다. ‘심장병이 있으면 운동하면 안 된다’는 편견 때문에 평생 운동을 안 하던 사람한테 갑자기 운동을 시키고 검사하면, 유산소 능력이 떨어졌다는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 운동을 안 시켜서 유산소 능력이 떨어진 건데, 그걸 심장병 때문이라고 잘못 생각하는 거다. 심장병과 관계없이 모든 사람은 운동을 해야 유산소 능력이 좋아지고, 운동을 안 하면 유산소 능력이 떨어진다.”-실제 환자들에게 운동을 시켜보니 다른 결과가 확인됐다고?“조금씩 운동을 하니까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10년 정도 지난 후에는 단심실로 수술을 받은 환자들과 정상 심장을 갖고 태어난 사람의 유산소 능력에 차이가 없었다.”-환자들과 산에 오르게 된 계기는?“‘운동하면 안 된다’는 편견 때문에 환자들이 집에만 있다 보니, 환자는 환자대로 부모는 부모대로 온가족이 집단 우울증, 죄의식에 사로잡혔다. 이들을 세상 밖으로 나오게 할 방법을 생각하다가 등산을 제안했다. 그렇게 시작한 게 올해 10년째 됐다. 꾸준히 등산을 해보니 부모도 환자도 그동안 잘못 알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잘못된 인식을 바꾸는 게 이렇게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히말라야에도 올랐는데?“편견을 가진 사람들에게 ‘그렇지 않다, 괜찮다’고 아무리 이야기해도, ‘선천성심장병 환자들은 수술을 받아도 부실하다’고 믿는다. 그런 생각을 바꾸고 싶었다. 등반 후 연구 논문으로도 발표했다.”-편견을 없애기 위해 직접 나서는 이유는?“어린 환자의 경우 수술을 잘 끝내는 것을 넘어 사회 구성원으로서 정상적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돕는 것까지가 의료진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 사회는 수술해서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증명해도, 심장병 수술 이력이 있으면 취업이 안 된다. 정말 잘못된 일이다. 이런 문제를 없애기 위해 히말라야 등반과 같은 연구들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동대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서울대 어린이병원 소아흉부외과에서 선천성심장병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다. 선천성심장병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는 일에 앞장서고 있으며, 국제 보건을 위해 세계 각국을 돌면서 선천성심장병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무료 수술도 진행하고 있다. 선천성심장병으로 인해 죽어가던 아이가 수술 후 생기를 되찾는 모습을 보며 소아흉부외과 의사의 길을 걷게 됐다는 김 교수는 “환자가 주는 기쁨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크다”며 “의사의 길을 선택한 순간부터 내 삶은 개인적인 이익보다는 국민을 위한 삶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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