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여성에게 흔한 질환인 세균성 질염(BV)과 관련해 남성도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남성이 성관계 중 여성에게 감염을 다시 전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다.12일(현지 시각) 영국 더선에 따르면 런던의 일부 전문의들은 재발이 반복되는 여성 환자에게 파트너 치료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성건강·HIV 전문의 샬롯-이브 쇼트 박사는 “이미 10여 명의 남성 파트너를 대상으로 치료를 시작했다”고 밝혔다.이 치료는 커플이 함께 항생제를 복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남성의 경우 음경에 바르는 항생제 크림이 함께 처방되기도 한다. 아직 결과를 판단하기에는 이르지만, 반복 감염으로 고통받는 여성들에게 안도감을 주고 있다고 쇼트 박사는 설명했다.여성 3명 중 1명 걸리는 질환… 재발 잦아세균성 질염은 오랫동안 여성만의 문제로 여겨져 왔다. 여성 3명 중 1명꼴로 발생하는 매우 흔한 질환으로, 강한 비린내와 가려움을 유발하며 불임과 조산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질 내 세균 균형이 깨지면서 발생하며, 향이 있는 입욕제 사용이나 질 세정, 심지어 흡연도 원인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특히 재발이 잦은 질환으로 악명 높다. 항생제 치료를 받은 여성의 절반 이상이 6개월 안에 다시 감염되는 것으로 보고된다. 이에 의사들은 오래전부터 이 질환을 가진 여성이 남성 파트너에게서 다시 감염될 가능성을 의심해 왔다.연구자들은 세균성 질염을 유발하는 세균이 음경과 남성 요도에 존재할 수 있으며, 성관계를 통해 여성에게 다시 전달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대부분 남성은 별다른 증상이 없기 때문에 자신이 균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모를 수 있다.파트너 치료 효과 확인… 연구 조기 종료지난해 국제학술지 ‘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호주 모나쉬대 연구진은 재발성 세균성 질염을 가진 커플 150쌍을 추적 조사했다. 모든 여성은 항생제를 복용했지만, 남성은 절반만 치료를 받았다.그 결과 3개월 안에 파트너 치료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 연구진은 모든 커플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연구를 조기에 종료했다. 이 연구 결과는 쇼트 박사 같은 런던 의사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유사한 변화를 이끌어냈다.“성병인가 아닌가”… 전문가 의견 엇갈려이번 연구는 세균성 질염을 성매개감염(STI)으로 재분류해야 하는지를 두고 논쟁도 불러일으켰다. 현재 영국 성건강·HIV협회(BASHH)가 만든 공식 BV 진료 지침은 남성 파트너 치료를 권고하지 않는다.쇼트 박사는 “이 질환을 성매개감염으로 재정의하면 사람들이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매개감염은 감염이 성 접촉 과정에서 파트너 사이에 전달될 수 있을 때 분류된다.그는 “우리는 오랫동안 이를 성 감염이 아니라 그저 귀찮은 질환 정도로 취급해왔다”며 “하지만 이제는 불임, 조산, 다른 성매개감염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세인트조지스 병원의 산부인과 전문의 오스틴 우구마두 박사는 “이번 결과가 유망하지만 단일 연구만으로 진료 지침을 바꾸기에는 부족하다”고 말했다.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세인트조지스 병원의 산부인과 전문의 오스틴 우구마두 박사는 “이번 결과가 유망하지만 한 건의 연구만으로 지침을 바꾸기에는 부족하다”고 밝혔다. 파트너 치료를 인구 전체로 확대하면 많은 사람에게 약을 투여해야 하는 만큼, 대규모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우구마두 박사는 또 “세균성 질염이 오랫동안 성 활동과 관련돼 왔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형적인 성병처럼 파트너 간 직접 전파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성관계가 질환을 촉발하는 요인이 될 수는 있지만, 직접적인 전염이 핵심 원인은 아닐 수 있다는 의미다.런던 클리닉의 산부인과 전문의 헤만트 바카리아 박사는 “성매개감염이라는 표현에는 낙인이 따르기 때문에 사람들이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면서도 “현재 지침에서는 성병으로 분류하지 않지만 앞으로 바뀔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여성 3명 중 1명 걸리는 질환… 재발 잦아
여성 3명 중 1명 걸리는 질환… 재발 잦아
파트너 치료 효과 확인… 연구 조기 종료
파트너 치료 효과 확인… 연구 조기 종료
“성병인가 아닌가”… 전문가 의견 엇갈려
“성병인가 아닌가”… 전문가 의견 엇갈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