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항공사, 6년 연속 적자에 손해배상 책임까지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 국제선 에어부산 탑승수속대. /사진=뉴시스
한국공항공사가 지방 공항의 만성 적자와 대규모 손해배상 청구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2025년 적자 폭이 확대된 가운데 무안공항 사고 원인이 공사 측의 중과실로 판명되면서 재무적 불확실성이 극대화되는 양상이다. 정부는 인천국제공항공사와의 통합을 통해 사태를 수습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부실 공기업의 리스크를 우량 공기업에 전가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2일 한국공항공사가 공시한 2025년 실적에 따르면 공사는 매출 9768억원, 영업손실 223억원, 당기순손실 522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6년 연속 적자다.
지방 공항에서 발생한 구조적 적자가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지방 공항의 경우 이용객 수와 관계없이 유지되는 고정비 지출이 성을 저해하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는 국제선 여객 수요가 회복세를 보였음에도 대다수 지방 공항은 원가 상승분 등을 극복하지 못한 채 손실 규모를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재무 지표 악화보다 심각한 쟁점은 무안공항 참사에 따른 손해배상 리스크다. 국토교통부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최근 무안공항 활주로 인근의 '콘크리트 둔덕'을 사고 피해 확산의 원인으로 결론지었다. 해당 구조물은 국제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시설물임에도 장기간 방치됐다.
한국공항공사는 '중과실'에 의한 손해배상 책임을 면하기 어려워졌다. 사고 항공기의 보상 한도는 약 1조4720억원(10억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사망자 179명에 대한 배상금과 기체 손실액 등을 포함하면 전체 배상 규모는 수천억원에서 조 단위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한국공항공사의 가용 자금과 연간 손익 구조로는 이 같은 대규모 우발 채무를 감당하기 불가능하다는 시각이 많다.
정부는 한국공항공사의 재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공사,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과의 통합안을 추진 중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창출하는 연간 약 6000억원의 을 지방 공항의 적자 보전과 사고 배상금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조다.
시장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역시 제4단계 확장 사업 등 대규모 투자 계획을 앞두고 있다. 한국공항공사의 실책으로 발생한 리스크를 인천국제공항공사가 함께 떠안을 경우 국가 관문 공항의 투자 역량과 대외 신인도가 하락할 수 있다.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반발도 가시화되고 있다. 인천 지역사회는 인천공항 이 공항 경쟁력 강화와 지역 발전에 우선 사용돼야 하며 타 기관의 부실을 메우는 용도로 전용되는 것은 자 부담 원칙에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운영 주체 통합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지방 공항의 만성 적자는 정치적 논리에 의한 과잉 투자와 수요 예측 실패에서 비롯된 만큼, 단순한 재무적 결합은 부실의 규모만 키울 뿐이라는 분석이다.
항공업계 전문가는 "무안공항 사태는 안전 관리 예산과 조직 운영의 총체적 부실이 드러난 사례"라며 "정확한 책임 소재 규명과 지방 공항에 대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 없이 인천공항의 을 투입하는 것은 공기업 경영의 도덕적 해이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