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53년 만에 처음으로 외부서 CEO 선임
"선대 회장의 가치 늘 염두에 두겠다"
31일 서울 송파구 한미그룹 본사에서 김재교 한미사이언스 대표와 황상연 한미약품 신임 대표가 취재진과 마주하고 있다. 2026.3.31 ⓒ 뉴스1 문대현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한미약품(128940)의 새로운 수장이 된 황상연 대표이사가 법과 원칙, 상식에 입각한 경영을 펼치겠다고 공언했다.
황 대표는 31일 서울 송파구 한미그룹 본사에서 열린 한미약품 정기 주주총회에서 한미약품 이사회에 입성했다. 이어진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황 대표는 서울대학교에서 1993년 화학학사와 석사를 취득하고 1995년 LG화학 바이오텍 선임연구원으로 재직했다.
이후 2000년부터 증권사에서 제약∙바이오산업과화학산업 전문 애널리스트로 활약하며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 알리안츠 글로벌인베스터스 주식운용본부장직을 거쳤다. 이후 종근당홀딩스(001630) 대표이사를 지낸 이력도 있다.
그간 한미약품은 내부 승진으로 CEO를 발탁했는데, 창립 53년 만에 처음으로 외부 투자·경영 전문가를 최고경영자로 맞이했다.
이사회 이후 취재진과 만난 황 대표는 "그동안 애널리스트로 한미약품을 분석하고 연구한 경험이 있어 마음이 포근하다"며 "명실상부 국내 1위 제약사로 도약을 이끌겠다. 환우를 위해 가장 좋은 약을 만들고, 직원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도 노력할 것이다. 나를 향한 기대와 우려가 있는 것을 아는데, 창업주 고(故) 임성기 선대 회장의 경영 이념인 인간 존중과 가치창조를 반영해 경영한다면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31일 한미약품의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서울 송파구 한미그룹 본사. 2026.3.31 ⓒ 뉴스1 문대현 기자
최근 지주사 한미사이언스(008930) 최대 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박재현 전 한미약품 대표 간 갈등이 공개적으로 표출되며 긴장이 고조됐다.
고위 임원의 성 비위 의혹이 불거진 후 이를 비호한 것으로 알려진 신 회장과 박 전 대표 사이에서 경영권 갈등이 벌어졌다. 이후 박재현 대표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황 대표가 선임됐는데, 이를 두고 신동국 회장이 보유 지분을 매각하기 위한 출구 전략을 세우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황 대표는 "지주사의 프로세스를 거쳐 연락받았다. 정확한 회사의 의사 결정 구조까지는 알지 못한다"며 "고객, 직원, 주주의 가치에 중점을 두고 충실히 경영하면 문제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재교 한미사이언스 부회장과 시너지에 대해선 "수시로 상의하면서 좋은 말씀 많이 듣겠다. 독립 경영의 관점을 유지하면서 일반적인 지주회사와 자회사의 관계에 맞게 협업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29일로 임기가 만료된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의 재선임은 무산되면서 한미약품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31일 서울 송파구 한미그룹 본사에서 황상연 한미약품 신임 대표가 취재진과 마주하고 있다. 2026.3.31 ⓒ 뉴스1 문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