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봄의 시작과 함께 우리 영화계에도 조금 전, 반가운 소식이 도착했습니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개봉 한 달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했습니다. 역사에 비운의 왕으로 남았던 단종을 새롭게 조명하며 600년 전 이야기를 지금 우리의 이야기로 되살렸습니다.
강나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감독 장항준/영화 '왕과 사는 남자' (2026) : 귀양 온 양반이 누군지 아십니까? 얼마 전까지 이 나라의 왕이었던 사람이요!]
숙부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유배를 온 단종.
어린 왕은 그저 죽음을 향해 시들어가기만 했을까.
이 질문에서 출발해 처음으로 단종을 조명한 영화 '왕과 사는 남자' 가 천만 관객을 돌파했습니다.
지난 달 4일 개봉한 뒤 약 한 달 만으로, 2024년 영화 범죄도시4 이후 2년 만의 천만 영화입니다.
사극으로 따지면 4번째, '명량' 이후 12년 만 입니다.
자칫 어렵고 지루하진 않을까 처음엔 제작을 망설였다는 감독.
[장항준/감독 : 실현되지 못한 정의는 잊혀져야 하는가? (단종을 지킨 이들을)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바가 아니었을까.]
역사서마다 짤막한 한 줄, 그저 비극으로만 남아있던 단종을 입체적 인물로 되살렸습니다.
[유해진/엄흥도 역 : 유배를 가서 어떻게 누구를 만나고 어떤 관계였으며 이런 게 사실은 역사책에는 없잖아요. 우정이나 그 안에 녹아있는 '사람' 이야기가 있어서.]
마을 사람들의 온기로 점차 되살아난 어린 왕의 이야기는 600년 세월을 뛰어넘는 공감을 끌어내며 입소문을 불렀습니다.
[김가현/서울 신대방동 : 지나간 역사이기도 하지만 지금 제가 살고 있는 시대를 만들어준 분들의 이야기라고 생각이 들어서.]
첫날 12만 명대이던 관객 수는 설 연휴 기간 더욱 속도가 붙어 3.1절 하루에만 80만 명 관객을 모았습니다.
[박서연·정아진/서울 목동 : 요즘 자극적인 것보다는 (누구나) 접근이 되게 편한 영화라고 생각해요. 감동도 있고 재미도 있고.]
감독이 개봉 전부터 흥행을 간절히 외치며 농담 섞인 공약을 내놓았다 수습할 만큼 누구도 쉽게 예상하지 못한 이번 천만 돌파.
코로나19 이후 '극심한 위기'가 일상이 된 한국 영화의 현실 속 모처럼 불어온 이 봄바람이 올해 영화계 곳곳, 고루 퍼지는 계기로 이어질 지도 주목됩니다.
[화면제공 쇼박스]
[영상취재 이학진 영상편집 임인수 영상디자인 송민지 영상자막 심재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