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삼 강릉아산병원 건강의학센터장이 건강검진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제공 : 강릉아산병원
"특별히 아픈 곳이 없고, 있어도 정보 좀 찾아보니 별일 아닌 것 같더라고요. 미뤄도 괜찮지 않을까요?"
50대 A씨는 대장암 검진을 미루는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스마트기기로 건강 데이터를 확인하고, 증상이 생기면 곧바로 검색해 대응하는 모습은 이제 일상이 됐다. 그러나 정보 접근성이 높아졌다고 해서 예방 실천까지 이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국립암센터가 발표한 '암검진 수검행태조사'에 따르면 암검진 대상자 중 검진을 받지 않은 이유 1위는 "건강하다고 생각해서(43.4%)"였다.
이어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17.4%)", "검사 과정이 힘들어서(16.7%)" 순으로 나타났다.
스스로 건강하다고 판단하는 인식이 가장 큰 검진 회피 요인이 된 것이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검진 수검률 연도별 추이'에 따르면 2025년 국가암검진 수검률은 58.3%로 집계됐다.
특히 대장암은 발생률이 높은 암임에도 불구하고 수검률은 낮은 편이다.
50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매년 검사를 권고하고 있지만 수검률은 40%대에 머물러 위암·간암·유방암·자궁경부암·폐암과 함께 시행되는 6대 암 검진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홍종삼 강릉아산병원 건강의학센터장은 "건강지능이란 스스로 괜찮다고 단정하는 능력이 아닌, 증상이 없을 때도 위험을 예측하고 검진을 실천하는 판단력이다"고 강조했다.
대장암은 초기에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혈변, 잔변감, 변의 굵기 변화, 검은색 변, 소화장애, 무기력감, 복통 등이 있다. 암이 발생한 위치에 따라 증상도 달라질 수 있는데, 오른쪽 대장암은 복통이나 빈혈, 혹이 만져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왼쪽 대장암은 변비나 눈에 보이는 출혈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홍 센터장은 "증상이 나타난 뒤 진단된 대장암은 수술 이상의 치료가 필요한 진행성 대장암일 가능성이 높다"며 "아무런 검사 없이 증상만으로 대장암을 조기에 발견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가암검진에서는 만 50세 이상을 대상으로 매년 분변잠혈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대변 속에 숨어 있는 혈액을 확인하는 검사로, 양성일 경우에만 국가에서 지정한 의료기관을 통해 대장내시경 검사를 진행한다.
하지만 분변잠혈검사는 대장암의 다양한 증상 가운데 혈변 여부만 확인하는 한계가 있어 조기 발견과 예방을 위해서는 대장내시경 검사를 주기적으로 받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도 이러한 필요성을 반영해 국가암검진 제도를 전면 개편하고 2028년부터 대장내시경 검사를 국가 대장암 검진에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진행하는 모습 / 제공 : 강릉아산병원
이렇게 대장내시경이 중요한 이유는 '용종' 때문이다. 대장암의 95% 이상은 '선종성 용종'에서 시작된다.
선종의 크기가 1cm 미만이면 암 발생률이 1% 미만이지만, 2cm 이상으로 커질 경우 암 발생률이 40% 이상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기적인 대장내시경을 통해 용종을 조기에 발견해 제거하면 대장암 발생 위험을 최대 90%까지 줄일 수 있다.
젊은 층은 증상이 있어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병원 방문을 미루는 경우가 많아 암이 진행된 뒤 발견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홍 센터장은 "가족력이나 비만, 흡연, 음주 등의 위험 요인이 있다면 증상이 없더라도 최소 40세부터는 적극적인 대장내시경 검사를 고려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