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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된 매머드에 인간 의식을 심었더니… '인간 사냥'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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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레이 네일러 소설 '터스크'

미국의 고생물 전문 화가인 찰스 R. 나이트가 털매머드를 묘사한 그림으로, 1916년 공개됐다.

코끼리 행동을 연구했던 다미라 키스무툴리나 박사는 자신이 끝까지 지키고자 했던 야생 아프리카코끼리들과 같은 운명을 맞는다. 코끼리 두개골을 갈라 엄니(상아)를 뽑아가던 밀렵꾼들은 대형 칼 '마체테'로 다미라를 잔혹하게 살해했다. 코끼리도 멸종됐다. 한 세기가 흘러 다미라의 복수가 시작된다. "우리의 날이 올 거야. 그리고 이런 짓을 한 밀렵꾼들의 시체는 에와소응기로 강둑에 흩어져 파리 떼에 덮일 거야."

미국 SF계의 떠오르는 작가 레이 네일러의 두 번째 소설 '터스크'(엄니라는 뜻)는 이렇게 문을 연다. 작가가 베트남 호찌민 주재 미 영사관에서 환경·과학·기술·보건 담당관으로 근무하며 충격적인 코끼리 밀렵과 엄니 거래를 목격했던 게 소설의 씨앗이 됐다. 'SF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휴고상의 지난해 수상작이다.

레이 네일러는 두 번째 소설 '터스크'로 'SF계 노벨상' 휴고상을 받으며 큰 주목을 받았다. 이 작품은 네뷸러상 최종 후보, 로커스상 후보에도 올랐다. 출처 레이 네일러 홈페이지

추악한 현실에 발디딘 소설은 허구로 나아간다. 코끼리와 유전학적으로 가장 가까운 매머드를 연구하는 알마스 아슬라노프 박사는 8,000년 전 멸종한 털매머드 복원에 성공한다. 시베리아 동토가 녹으면서 드러난 털매머드 사체에서 유전체 정보를 배합해서다. 매머드를 떼로 복원해 시베리아 툰드라 지대에 방사하는 게 그의 목표. 하지만 매머드는 야생에 풀어놓기만 하면 족족 죽어 나갔다. 사육된 매머드는 스스로 생존하는 법을 알지 못했던 탓이다.

아슬라노프는 야생 코끼리를 연구하며 코끼리와 함께 지냈던 유일한 인간, 다미라를 되살리기로 한다. 정확히는 다미라의 '의식체'를. 러시아는 극비리에 "국가의 지식재산"인 주요 인사들의 기억을 스캔해 저장해뒀다. 이름하여 마인드 뱅크 프로젝트. 아슬라노프는 살해당하기 전 백업된 다미라 의식체를 복원된 암컷 털매머드의 몸에 이식했다. "우리는 당신이 암컷 우두머리가 되어주길 제안합니다. 당신이 그들을 이끌게 될 거예요. 매머드로 살아남는 법을 가르치는 겁니다."

털매머드 몸을 한 다미라는 시베리아 보호구역 내 매머드 무리를 이끌게 된다. 다미라가 목숨을 내놓고 "밀렵꾼들과 정부와 국제 카르텔과 싸우며" 야생 코끼리를 지키려 했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 여전히 밀렵꾼들은 매머드를 노린다.

어머니를 잃고 갈 곳이 없던 16세 소년 스뱌토슬라프는 밀렵꾼 아버지를 따라 나선다. 밀렵꾼 캠프는 다미라 무리의 눈에 띄고 만다. 다미라는 복수한다. 앞다리를 들어 올려 밀렵꾼들을 밟고 또 밟았다. 땅 위에 납작하게 퍼진 텐트에서 피와 배설물, 죽음의 냄새가 퍼져 나왔다. 캠프에서 떨어진 곳에서 홀로 잠자고 있던 스뱌토슬라프는 운 좋게 살아남는다. "매머드들이 그… 그런 식으로 사람들을 공격한다는 소리를 들은 적 있어요? 마치 우리를 사냥한 것 같았어요."

터스크·레이 네일러 지음·김항나 옮김·위즈덤하우스 발행·216쪽·1만7,000원

매머드를 노리는 건 밀렵꾼만이 아니다. 사실상 합법적인 매머드 사냥이 보호구역에서 버젓이 자행되고 있었다. 아슬라노프와의 공모 아래서다. 보호구역 자립을 위해 돈이 필요하다는 명분하에 은밀한 거래가 오가고 있었던 것. 억만장자 앤서니는 자신의 연 수입에 맞먹는 거액을 내고 비밀 경매에서 매머드를 사냥할 수 있는 '특권'을 사들인다. 그는 오로지 쾌락을 위해 '트로피 사냥'을 벌인다. 사냥에는 보호구역 관리책임자 콘스탄틴이 함께한다. "백 미터 이상 떨어진 거리에서만 사격해야 해요. 만약 측면에서 사격해야 한다면 귀 주름을 겨냥하세요. 정면에서 사격한다면 두 눈 사이를 겨냥하고요." 피 묻은 상아는 고작 값비싼 사치재로 소비될 뿐이다.

100여 년 만에 깨어난 다미라의 의식체는 이렇게 읊조린다. "우린 실패했군요. 전 실패했어요." 더 이상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우리는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다. "상아를 그저 물질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은 절대 볼 수 없는 저 멀리 어딘가에서 일어난 살해"를.

작가 네일러는 야생 동물 보호에 헌신하는 공원 관리인들과 과학자들에게 감사의 글을 따로 남겼다. "그들의 용기는 우리가 인간으로서 최선의 모습일 때 어떤 존재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공감할 줄 알고, 용감하며, 우리만큼이나 이 지구에 대한 권리를 가진 동물들을 보호하는 수호자로서의 인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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