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울 때 숨 더 차거나, 밤에 숨 가빠지면
단순 피로 아니고 심부전 신호일 가능성
다리 붓고 몸무게 갑자기 늘어도 의심을
게티이미지뱅크
심부전은 심장이 혈액과 산소를 몸 전체에 충분히 보내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과거에는 심장병의 마지막 단계로 여겨졌으나, 최근에는 일찍 발견해 치료하면 관리 가능한 만성질환으로 인식되고 있다.
심부전은 단순히 심장이 약해진 상태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심근경색 등으로 심장 근육이 손상돼 수축 기능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고, 고혈압이나 노화로 심장벽이 두꺼워지고 딱딱해져 이완 기능이 저하되는 경우도 있다. 두 경우 모두 결국 심장이 혈액을 충분히 받아들이거나 내보내지 못해 전신에 필요한 혈액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증상이 나타난다. 문인기 순천향대 부천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원인과 기전을 정확히 파악해 맞춤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증상은 호흡곤란과 피로감이다. 심장이 혈액을 충분히 내보내지 못하면 혈액이 폐 쪽으로 밀려 폐에 물이 차는 폐울혈이 생길 수 있다. 산소가 폐에서 혈액으로 잘 전달되지 않아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게 된다. 특히 누우면 숨이 더 차거나, 밤에 갑자기 숨이 가빠지면서 잠에서 깨는 ‘야간 발작성 호흡곤란’은 심부전을 의심해야 할 중요한 신호다.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다리와 발목이 붓는 ‘함몰성 부종’이나, 며칠 사이 체중이 2~3㎏ 이상 갑자기 증가하는 증상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심부전은 대개 만성적으로 진행되지만, 감염이나 부정맥 영향으로 급성 심부전이 올 수도 있다. 갑자기 숨이 심하게 차고 거품 섞인 가래가 나오거나 식은땀이 나며 의식이 흐려지면 즉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이 경우 빠른 시간 내 이뇨제와 혈관확장제를 써서 폐울혈을 줄이고 혈액 순환을 개선해야 한다.
치료의 기본은 원인 질환 파악과 약이다. 베타차단제와 SGLT-2 억제제 같은 표준 약물치료는 증상 완화는 물론, 질환의 진행을 늦추고 입원율‧사망률을 낮추는 핵심 역할을 한다. 관상동맥 질환이 원인이라면 스텐트 시술이나 수술, 판막 질환이 원인이라면 판막 수술이나 승모판 클립 시술을 고려할 수 있다. 부정맥으로 돌연사 위험이 높으면 삽입형 제세동기 시술이 필요할 수 있다.
문 교수는 “심부전은 중증 질환이지만, 조기에 진단하고 원인 치료와 표준 약물 치료를 병행하면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며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같은 위험 요인을 철저히 관리하고 금연·절주·규칙적인 운동을 실천하는 것이 예방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순 피로나 노화로 넘기지 말고, 숨참이나 부종 같은 증상이 반복된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