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죽을 듯한 공포' 느끼는 공황장애
10분 만에 정점 후 30분 내 가라앉아
꿀잠, 운동, 취미생활이 예방에 도움
게티이미지뱅크
직장인 김모(33)씨는 최근 회의를 앞두고 갑작스러운 공포를 겪었다. 심장이 터질 듯 뛰고 숨이 막히며 식은땀이 쏟아졌다. 쓰러질 것 같은 불안에 병원을 찾았지만, 각종 검사 결과는 ‘정상’이었다. 그러나 안도감은 잠시뿐이었다. 그는 혹시 또 같은 증상이 나타날까 두려워 사람이 많은 장소와 대중교통을 피하기 시작했고, 결국 정신건강의학과에서 공황장애 진단을 받았다.
공황장애는 특별한 위험이 없는 상황에서도 신체가 위기 상황으로 잘못 인식해 극심한 불안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발작이 시작되면 심장 두근거림, 호흡곤란, 어지럼증, 손발 저림, 가슴 통증 등이 함께 나타나고 ‘곧 죽을 것 같다’는 강렬한 공포가 밀려온다. 대개 10분 이내에 증상이 최고조에 달했다가 20~30분 안에 서서히 가라앉는다. 실제 생명에 위협이 되는 경우는 드물지만, 환자에게는 매우 위협적인 경험으로 각인된다.
문제는 발작 그 자체보다 ‘예기불안’이다. 언제 어디서 다시 증상이 나타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일상을 잠식한다. 발작이 일어났던 장소를 피하다 보면 활동 범위가 점점 좁아지고, 심한 경우 광장 공포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우울감이나 불면이 동반돼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다행히 조기에 치료하면 경과가 좋다.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기본이다.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 계열 약은 뇌의 불안 회로를 안정시키고 재발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 인지행동치료는 ‘심장이 빨리 뛰면 위험하다’는 왜곡된 생각을 교정하고, 증상을 회피하지 않고 견디는 훈련을 통해 공포 반응을 약화시킨다. 반복 학습으로 뇌가 신체 감각을 위협이 아닌 ‘일시적 반응’이라고 인식하도록 돕는 것이다.
생활습관 관리도 중요하다. 규칙적인 수면과 유산소 운동은 신경계를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카페인과 과도한 음주는 불안을 증폭시킬 수 있어 줄이는 게 좋다. 윤호경 고려대 안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취미생활로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도 공황장애 증상 완화와 재발 예방에 도움이 된다”며 "공황장애는 조기에 치료를 시작할수록 회복 속도가 빠르고 만성화와 재발 위험도 크게 줄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났다면 빠르게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