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세상]
최윤선 '내 가게에 부모님을 고용했습니다'
서울 연희동에서 선술집 '또또'를 운영하는 사장 최윤선(가운데)씨와 그 부모이자 직원인 철균님, 민자님. 사진 최윤선, 파이퍼 제공
백반집 '깻묵이네'부터 포장마차 '또또포차'에 이르기까지 35년을 경영한 부모의 가게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모친은 큰 병에 걸렸고, 두 사람의 90년대생 딸 '또또'는 직장에서 업무를 해나갈 수 없을 정도로 몰렸다.
또또는 직장을 그만두고 부모의 경력과 경험을 살리기로 결심한다. 서울 연희동 홍제천을 눈앞에 둔 자리에, 어릴 적 별명이자 이전 식당 이름인 '또또'를 간판에 새긴 선술집을 차린다. 사장이 된 또또와 부모의 관계는 고용자와 피고용자 관계로 바뀐다. 경력 35년 조리실장 '민자님'에겐 주방을, 35년 무사고 오토바이 라이더 '철균님'에겐 홀을 맡긴다.
'내 가게에 부모님을 고용했습니다'는 저자가 부모와 함께 살기 위해 서울에 가게를 열면서 겪은 일과 감정을 솔직하게 적어 나간 기록이다. 떨어졌던 부모와 자녀가 함께 살며 벌어지는 오해와 갈등을 '동료 가족'이란 새로운 역할에 적응하며 극복해 가는 이야기기도 하다. 부모를 부양하는 '가녀장'을 자임했지만 어쩌면 스스로 삶에 떳떳해지려고 부모를 생계에 끌어들였을지도 모르겠다면서, 저자는 책 제목에 대해 "사실은 '내 욕심에도 부모님이 손을 잡아주었습니다'에 가깝다"고 밝힌다.
선술집 또또는 연희동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았다. 사장님의 인스타그램 덕, 민자님의 두부김치 맛 덕, 세대 간의 거리를 넘어 '다정한 개인주의'를 배운 철균님의 접객 덕, 그리고 "또또의 바람대로 이루게 해 주신 많은 분들"(또또 엄마)의 덕이다. 그렇게 쌓인 덕이 "좀 추락하면, 그럴 수도 있지. 그래도 살아내면 되지"(또또 아버지)라는 교훈을 생생히 담은 책으로 세상에 나왔다.
내 가게에 부모님을 고용했습니다·최윤선 지음·파이퍼프레스 발행·236쪽·1만9,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