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근경색 환자 2,540명 대상 임상 연구
복용 중단과 지속 그룹, 재발 큰 차이 없어
미국심장학회 '주목받는 임상 연구' 선정
게티이미지뱅크
심근경색 환자라면 재발을 막기 위해 평생 달고 살아야 하는 줄 알았던 베타차단제. 하지만 심장 기능이 어느 정도 회복된 상태라면 최소 1년 뒤 약을 끊어도 안전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일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한주용, 최기홍, 강단비 순환기내과 교수 연구진은 심근경색 후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환자를 베타차단제 계속 복용군과 복용 중단군으로 나눠 예후를 비교했다.
베타차단제는 그동안 심근경색 환자의 재발과 사망 위험을 줄이기 위한 필수 표준치료제로 널리 쓰였다. 그러나 최근 관상동맥중재술을 비롯해 심혈관 치료 기술이 크게 발전하면서 심장 기능이 비교적 잘 보존된 환자에게도 이 약의 장기 복용이 필요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돼왔다.
연구진은 이를 직접 검증하기 위해 국내 25개 의료기관에서 심근경색 발병 후 최소 1년 이상 베타차단제를 복용했고 심부전 없이 좌심실 박출률이 안정적인 환자 2,540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복용 중단군(1,246명)과 유지군(1,294명)으로 나눠 약 3.1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것이다. 박출률은 심장이 뛸 때마다 좌심실에서 펌프질해 내보내는 혈액의 비율(%)로, 심장 수축 기능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다.
분석 결과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심근경색 재발, 심부전에 따른 입원 등의 발생 건수는 복용 중단군이 58명, 복용 유지군은 74명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통계적으로 두 집단 사이의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심장 기능이 양호한 환자는 베타차단제를 장기간 복용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을 임상적으로 입증했다는 설명이다.
한 교수는 “치료 효과가 명확하지 않은 불필요한 약물의 장기 복용을 중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 최신호에 실렸으며, 최근 미국심장학회(ACC) 연례 학술대회에서 '가장 주목받는 임상 연구'에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