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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만난 숯, 한국에서 재생 염원하며 쌓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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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거주 화가 이배, 뮤지엄 산에서 대규모 개인전

숯 쌓아 만든 8m 토템 기둥 등 대작 포함 39점 전시

강원 원주시 뮤지엄 산 본관 입구에 7일부터 전시되는 현대미술작가 이배의 '불로부터(Issu du feu)'. 높이 8m, 폭 5m, 무게 7톤에 이르는 대작으로, 정월대보름 때 짚을 쌓아놓고 불을 지르는 '달집태우기'에서 착안해 염원을 담은 기둥을 형상화했다. 뉴시스

강원 원주시 '뮤지엄 산' 본관 입구 앞에 거대한 숯 덩어리를 모아 올린 기둥이 섰다. 바닥에서 미술관 지붕까지 높이 8m, 폭 5m, 무게 7톤에 이르는 거대한 기둥 '불로부터'를 만들기 위해 '숯의 작가' 이배는 느티나무를 2주간 굽고 2주간 말려 숯 덩어리를 마련했다.

그가 기둥을 만들며 떠올린 것은 산불 현장에서 살아남아 버티고 서 있던 거목(巨木)이었다. 1,000도 이상의 고온을 버텨내고 재생의 가능성을 품은 자연에 대한 경외, 생명이 되살아나길 바라는 염원을 숯 기둥에 담았다. "자연 환경의 위기와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파괴에 대한 두려움이 컸습니다. 재앙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재앙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토템'처럼 기둥을 세웠습니다."

이배 작가. 뮤지엄 산 제공

숯이라는 소재를 활용해 세계에서 주목을 받는 프랑스 거주 한국 미술작가 이배의 대규모 개인전 'En attendant: 기다리며'가 7일부터 문을 연다. 특유의 숯 조각을 비롯해 종이·청동 등 다양한 소재를 사용한 설치 16점, 평면작품 22점, 퍼포먼스 영상 등 총 39점이 소개된다.

개막 전날인 6일 간담회에서 이배는 "떠돌이처럼 40년을 살다가 돌아온 느낌을 받았다"면서 "내가 누구이고, 어떤 삶을 살고, 작가로서 무엇을 꿈꿔왔는지에 집중하면서 전시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서 특히 그는 '농부의 아들'로서 자신을 되새겼다. 고향인 경북 청도군의 흙을 전시장에 가져와 깔고 빗자루를 든 채 고르는 퍼포먼스를 선보인 이배는 "제가 그림 그리는 일이 땅을 고르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고 말했다.

이배가 처음으로 숯을 붙들게 된 건 1989년 프랑스로 이주하면서다. 당시 기댈 곳 없는 동양 출신 가난한 작가는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방황했다. 재료비를 아끼려고 스케치에 쓸 목탄 대용으로 바비큐용 숯을 쓰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숯이 서구에는 생소한 '수묵 문화권'을 드러내는 독특한 소재로 주목을 받게 됐다. "우리에겐 익숙하지만, 서양 현대미술 용어로는 동양의 수묵화와 서예를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제 작업이 그런 가이드 역할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뮤지엄 산에서 7일부터 열리는 이배의 개인전 중 '무의 공간'에 설치된 '붓질'. 이배 특유의 숯 질감을 흉내 낸 청동 구조물로, 뮤지엄 산 주변의 자연과 조화를 이룬다. 뮤지엄 산 제공

세계 문화의 중심지 중 하나인 프랑스 파리에서 활동하는 그도 최근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을 실감할까. "30년 전과 많이 달라졌다"면서 "지금은 파리에서 개인전을 하면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오고, 되도록이면 한국 작가 작품을 구매하고 싶어 하는 수집가들의 움직임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과거엔 세계에서 동양을 말하는 것이 벽을 만들고 외부로 나아가기 어렵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세계에서) 동양과 한국에 대해 말할 수 있을 만큼 우리의 내면이 채워져 가고 있는 시기"라고 밝혔다.

전시가 열리는 뮤지엄 산은 일본 출신 세계적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곳으로도 유명한 산 속 미술관이다. 2013년 개관 이래 이 장소에서 한국 작가가 개인전을 여는 것은 이배가 처음이다. 안영주 뮤지엄 산 관장은 이배를 "요즘 가장 기세가 좋은 한국 작가"라고 소개하면서 "(작가가) 시간이 날 때마다 수십 차례 전시장을 찾을 정도로 많은 고민 끝에 내놓은 전시"라고 말했다. 12월 6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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