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sisa@sisajournal.com]
알부민·고단백 보충제 과다 섭취 시 미세알부민뇨 악화 가능성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자는 복용 전 전문 상담 필요
협심증과 고혈압으로 약물치료를 받는 80세 남성이 정기 검진에서 단백뇨 수치가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환자는 2009년부터 정상치의 두 배 수준 단백뇨가 지속돼 6개월마다 추적 검사를 받아왔다. 그런데 약 1년 전부터 요단백 수치가 정상의 4배 수준으로 높아졌다. 발열, 격렬한 운동,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일시적 단백뇨로 보기에는 수치 상승이 지속됐기 때문에, 특별한 생활상 변화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ChatGPT 생성이미지
소변으로 하루 150mg 이상의 단백질이 배설되면 단백뇨라고 한다. 건강검진에서 단백뇨가 발견되는 경우, 앞서 언급한 원인에 의해 일시적으로, 또는 오래 서있을 때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경과 관찰을 할 뿐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곤 한다.
단백뇨의 원인은 크게 몇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체내에서 단백질이 과도하게 생성돼 신장의 여과 능력을 초과하면서 소변으로 배출되는 '과다유출 단백뇨'가 있다. 또 만성질환과 관련된 미세알부민뇨가 있으며, 이 밖에 신장 자체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단백뇨도 있다.
이 환자의 경우는 일반적인 단백뇨가 아니라, 미세알부민뇨가 의미 있게 증가한 상황이었다. 미세알부민뇨는 심근경색·뇌졸중·말기 신장질환 발생 위험을 예측하는 중요한 지표라고 할 수 있다.
환자의 혈압과 혈당은 이전과 비교해 변화가 없었다. 다만 최근 6개월 사이 근육량이 1.3kg 감소했고, 그 정도의 체지방이 증가한 것으로 관찰됐다. 체력이 떨어지고 허리둘레가 늘어날 때도 단백뇨가 생길 수 있지만, 이 환자의 미세알부민뇨는 6개월 전부터 이미 뚜렷하게 증가한 상태여서 다른 원인을 더 찾아봤다. 그 결과, 환자는 최근 1년 전부터 경구용 알부민 제품을 복용해 왔다. 또 최근 기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기력 회복에 좋다'는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했다고도 했다.
건강기능식품은 효과보다 안전성부터 따져야
근육량 증가나 기력 회복을 목적으로 단백질 보충제나 알부민 제품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간과 신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특히 고령자는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심뇌혈관질환 중 한 가지 이상 동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처럼 기저질환이 있는 상태에서는 건강기능식품의 성분을 대사하고 배출하는 간과 신장 기능에 추가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사전에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알부민도 체내에서 아미노산으로 분해·흡수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고단백 섭취와 유사한 대사 부담을 줄 수 있다. 특히 신장·간·혈관계에 부담이 커진다. 비만한 경우, 체중 감량을 위해 열량 섭취를 줄이면서 상대적으로 고단백 식이를 하면 요즘 같은 겨울철에 호흡기 감염이나 대상포진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누구나 나이가 들면서 체력 저하를 느끼는 순간이 있을 수 있다. 이때 건강기능식품이나 보양식 섭취를 고려하는 경우가 많지만, 아무리 효과가 기대되는 제품이라도 특정 장기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다면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장기 기능이 노화된 고령층이나 심뇌혈관질환 기왕력이 있는 경우는 말할 나위가 없다.
의약품은 다른 치료 대안이 없거나, 효과가 부작용보다 분명히 클 때만 사용한다. 그것도 환자에게 부작용이 가장 적은 약을 쓰게 돼있다. 항암제, 항균제, 당뇨병·고혈압 치료제처럼 효과와 위험이 입증된 약물이 대표적인 예다. 이마저도 항암치료를 환자의 몸이 잘 받아들이지 못하고 견디기 어렵다면 의사는 항암치료를 중단하기도 한다.
100세 시대를 맞아 건강기능식품과 각종 보조식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제품을 선택할 때는 무엇보다 '효과'보다 '안전성'을 우선하는 기본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은 복용 전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하는 것이 안전하다.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