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sisa@sisajournal.com]
오염농도 2~3일 지속 땐 경고등…만성질환자, 실외 운동 줄여야
일반인은 꾸준히, 고위험군은 조절…운동 강도·시간 관리가 관건
이상지질혈증으로 약물치료를 받고 있던 73세 환자가 이번 겨울에 혈당 수치가 상승하며 당뇨 전단계 소견을 보였다. 규칙적인 운동을 권하자 환자는 추운 겨울보다는 봄에 운동을 더 열심히 해 혈당을 낮춰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 시절 폐결핵을 앓아 폐 상부가 많이 손상된 상태였고, 초기 폐암이 의심되는 소견도 있어 평소에도 기름진 음식이나 오일류를 충분히 섭취하도록 권해온 환자다. 필자는 날씨가 풀렸다고 해서 강도 높은 운동을 갑자기 시작하면 안 된다고 만류했다. 그러자 환자는 그 이유를 궁금해했다.
혈관질환은 기온이 낮을수록 증가하기 때문에 흔히 겨울철에 더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실제로 협심증은 기온 변화가 큰 봄철, 특히 갑작스러운 운동이나 날씨 변화가 겹치는 3월에 환자 수가 급증하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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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관질환자, 초미세먼지 단기 노출도 위험
이처럼 봄철에는 기온 변화와 함께 미세먼지까지 겹치는 경우가 많아, 미세먼지가 심한 날 운동을 해도 괜찮은지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최근 서울대 의대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미세먼지 농도와 관계없이 중강도(숨이 약간 찰 정도) 이상의 신체활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사람은 당뇨병과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감소했다.
미세먼지 또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낮거나 중간 수준인 환경에서 일주일에 5회 이상 중강도 이상의 신체활동을 한 경우, 당뇨병 위험이 9~12% 낮았다. 또 협심증 등 관상동맥질환 위험은 24%, 뇌졸중 위험은 30% 감소했다. 초미세먼지 노출 환경에서는 이러한 위험 감소 효과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건강한 일반인의 경우 미세먼지나 초미세먼지가 있는 날에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중강도 이상의 규칙적인 운동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
그렇다면 기존에 심뇌혈관질환, 천식, 이상지질혈증 등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의 경우는 어떨까. 2025년 발표된 같은 연구팀의 결과에 따르면, 이상지질혈증이나 천식을 앓고 있는 환자는 초미세먼지에 단기간 노출되더라도 사망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수준의 초미세먼지에 노출된 군은 가장 낮은 노출군에 비해 사망 위험이 5.6% 증가했다. 이러한 영향은 특히 겨울과 봄철에 더 뚜렷하게 관찰됐다. 특히 사망 당일부터 3일 전까지 미세먼지 평균 농도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이 2~3일 이상 지속될 경우에는 기존에 혈관질환이나 호흡기질환이 있는 사람은 가급적 실외 운동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등을 앓고 있더라도 전반적인 건강 상태가 양호한 65세 이상 고령자는 일반인의 운동 권고 기준을 따르는 것이 적절하다.
봄철은 협심증 위험이 높아지는 시기이므로 기온 변화뿐 아니라 미세먼지 농도도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특히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이 2~3일 이상 이어질 때는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또 과음과 과로를 피하고 충분한 수분 섭취도 기본적인 관리 방법이다. 주변 환경의 변화에 맞춰 생활습관을 조절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다.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