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영원한 청년 김시습' 출간…김시습 일생 담아
사육신 시신 수습하고 단종의 초혼제 지낸 인물
신간 '영원한 청년 김시습'. 소종섭 지음. 출판사 한걸음더. 224쪽. 1만7000원, /한걸음더
[더팩트ㅣ이병욱 기자] 단종의 죽음을 그린 영화 '왕과 사는 남자'(왕사남)의 흥행세가 꺾이지 않으며 영화 속 인물 엄흥도가 재조명받고 있는 가운데 영화에는 나오지 않지만 단종과 관련해 빼놓을 수 없는 또다른 인물이 있다.
단종을 향한 절의(節義)의 상징인 매월당 김시습(金時習·1435~1493)이다.
우리나라의 최초 한문 소설 '금오신화'의 작가로 잘 알려진 김시습은 조선 전기의 문학·사상·예술을 한 몸에 품은 인물로, 시대의 굴레를 넘어 '영원한 자유인의 초상'으로 추앙된다.
이긍익의 역사서 '연려실기술'(燃藜室記述)'에 따르면 성삼문, 박팽년 등 사육신 5명의 시신을 수습해 노량진에 묻고 작은 돌로 묘표를 대신한 사람이 바로 김시습이다.
충남 공주 동학사에서 단종의 초혼제를 지낸 인물이기도 하다.
한명회가 압구정에 정자를 짓고 '청춘부사직(靑春扶社稷, 젊어서는 사직을 떠받들고) 백수와강호(白首臥江湖, 늙어서는 강호에 노닌다)'라고 쓴 글을 보고 '청춘위사진(靑春危社稷, 젊어서는 사직을 위태롭게 하고) 백수오강호(白首汚江湖, 늙어서는 강호를 더럽힌다)'라고 고친 이도 바로 김시습이었다.
그는 소설 '금오신화'를 통해 서사의 가능성을 열었고, 유람의 길 위에서 시대의 균열을 언어로 기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출간한 책 '영원한 청년 김시습'(소종섭 지음, 한걸음더)은 그런 김시습의 일생에 관한 책이다. 출생에서 죽음까지 김시습의 일생을 연대기적으로 쉽게 서술하고 있다. 곳곳에 첨부한 현장 사진은 과거를 넘어 현재 살아있는 '청년 김시습'으로 다가오게 한다.
세종의 아들인 수양대군이 쿠데타를 일으켜 왕위를 빼앗은 계유정난은 김시습의 삶을 송두리째 비틀었다.
북한산 중흥사에서 공부하고 있던 김시습은 이 소식을 듣자 가지고 있던 책을 모두 불살랐다고 한다. 그리고 사흘 동안 방문을 걸어 잠그고 칩거한 뒤 선택한 것은 '탕유(宕遊)'였다. 조선의 산하를 직접 돌아보며 민중의 애환을 느껴보겠다는 당찬 결단이었다.
책은 김시습이 어디를 여행했는지 거기서 무엇을 보고 생각하며 무엇을 썼는지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 이 책은 우리나라 최초의 한문 소설가인 김시습을 최초의 여행가로 새롭게 자리매김하는 시도이기도 하다.
그는 강토의 북쪽 끝 신의주에서 남해안 끝까지 전국 팔도를 유람한 인물이다. 조선 초기라는 시대적 상황을 고려할 때 전국을 돌아본다는 것은 실로 대단한 용기와 결기가 있지 않고서는 어려운 일이다.
그는 자신이 돌아본 문화유산 등을 시로 읊어 남기는 시인이자 문학인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가 국토를 탕유하는 과정은 백성의 삶에 공감하고 역사의 현장을 돌아보며 기록을 남기는 창작의 과정이었다.
책은 그런 김시습의 행적을 따라간다. 그리고 승려이자 사상가이고 철학가이면서 문학인이었던 인간의 삶을 오늘에 되살린다. 그가 길 위에서 삶을 보낸 시기는 20~30대 청년기였다.
책 속에는 전국에 흩어져 있는 김시습의 흔적이 담겨있다. 그의 사리를 모신 부도탑이 있는 부여 무량사를 비롯해 그의 위패를 모신 사당들 13곳, 그의 시를 새긴 시비 11곳, 그의 모습을 그린 초상화 6곳이 전국 어디에 있는지 자세히 기록했고 현재 모습을 사진으로 보여준다.
책을 통해서 우리는 절의(節義)의 인물 김시습을 따라갈 수 있다.
저자 소종섭은 1966년 충남 부여 무량사에서 태어났다. 시사저널·아시아경제 편집국장을 지냈다. 현재 아시아경제 정치부 국장으로 유튜브 채널 '소종섭의 시사쇼'를 진행하고 있다. 2011년 사단법인 매월당김시습기념사업회를 창립해 회장을 맡고 있으며, 지금까지 60차례 '김시습 답사'를 진행했다. 유튜브 채널 '소종섭의 상식학교' 운영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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