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제공=클립아트코리아
<일상이 뉴스다!>
제 처남은 참 귀여운 구석이 있습니다.
악의 없는 과장 성향이 그것입니다.
제가 성(姓) 뒤에 ‘풍’을 붙여 별명으로 부르곤 합니다.
몇 해 전 우리 집에 놀러 왔을 때의 일입니다.
자신이 요즘 와인을 배우고 있다며 마치 전문가가 된 듯 너스레를 떨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매형과 함께 먹기 위해 사 왔다며 꺼내든 것은 달달한 ‘머루 와인’이었습니다.
그러더니 그다음에 하는 말은 더 가관이었습니다.
“그런데 매형! 이거 어떻게 따는거예요?”
“.......”
지난 설 연휴가 끝나고 처남이 우리 집에 놀러 왔습니다.
뭐, 언제나 그랬듯 와인 얘기가 폭포수처럼 쏟아졌습니다.
최근 해외를 다녀온 아내는 와인을 두 병 사 왔습니다.
하나는 제 것, 하나는 자기 동생을 줄 요량으로 말입니다.
와인을 선물받은 처남, 텐션이 더 올라갔습니다.
핸드폰으로 이것저것 검색을 하더니 어떤 와인인지 줄줄 설명을 쏟아냈습니다.
그렇게 하룻밤을 묵은 처남은 이튿날 그 와인을 고이 싸서 가지고 갔습니다.
거듭 감사를 표하며....
그날 저녁을 먹는데 아내가 말을 꺼냈습니다.
“아까 낮에 갑자기 동생이 전화가 왔어. 당신 와인 먹을 거냐며....”
“뭔 소리야?”
“난리가 났어. 집에 가서 다시 검색을 해 보니까 빈티지 와인이라며 당신 것도 자기 주면 안 되냐고....”
비싸지는 않지만 우리나라에는 흔치 않은 와인이라는 것입니다.
또 적당히 숙성을 해서 먹으면 풍미가 더하다는 것입니다.
자기가 몇 년 묵혔다가 마시고 싶은 욕망이 분출한 것입니다.
장난기가 발동한 저는 ‘오늘 그 와인을 마셔야겠다’고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그러고는 처남에게 ‘공짜로는 못 준다’ 했습니다.
처남은 더 몸이 달았습니다.
으로 “따거나 다른 사람 주기로 한 것 아니죠?”라며 거듭 읍소를 해 왔습니다.
“나는 몰라. 누나한테 물어봐.”
이내 아내에게 전화가 날라 왔습니다.
‘내가 매형 줄 다른 술 구할 테니 누나는 그거 따지 말고 잘 보관해 놓으라고....’
재차 다짐을 받은 것입니다.
다음날, 득의양양 ‘술을 구했다’며 곧 갈 테니 와인 잘 보관하고 있으라’는 내용의 이 날라 왔습니다.
3만 원짜리 와인에 꽂혀 노심초사, 애걸복걸하는 처남....
몇 년 새 와인에 대한 탐닉과 지식은 깊어졌습니다.
‘미치지 않으면 미칠 수 없다(不狂不及)’는 말이 다시금 생각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