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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칼럼] 마음이 전해진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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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희 건양대병원 제1중환자실 책임 간호사

필자가 건양대병원 코로나19 전담 병동에서 근무하던 시기, 오래 기억에 남는 한 환자를 만났다. 코로나19 확산이 잠시 주춤했던 2021년 8월, 대전에서 하루 평균 50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하던 때였다. 대전시를 통해 생후 13개월 된 아이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고열과 경련 증상으로 입원이 필요하다는 연락이 왔다. 소아과 의료진과 상의 끝에 본원에서 치료를 맡기로 했다. 아이는 아직 혼자 격리병실에 있을 수 없는 나이였기에 보호자인 어머니와 함께 입원했다.

다음 날 아침, 인수인계를 통해 보호자가 병실에서 보행기를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유가 궁금해 보호복을 착용하고 병실로 들어갔다. 어머니는 "아이가 막 걸음을 떼려는 시기인데, 침대에서 떨어질까 봐 화장실도 제대로 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행기가 있으면 아이를 좀 더 안전하게 돌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필자는 잠시 고민했다. 그리고 문득 예전에 자신의 아이가 입원했을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아이가 떨어질까 봐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었던 그때, 가족이 병실 바닥을 정리해 아이가 편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줬던 경험이었다.

그 기억을 떠올리며 조심스럽게 제안을 했다. 병실 바닥을 깨끗이 소독하고 이불을 깔아 아이가 바닥에서 기어 다니거나 걸을 수 있게 해보자는 것이었다. 보호자는 흔쾌히 동의했다.

필자는 병실 바닥을 소독 티슈로 꼼꼼히 닦고, 침대를 한쪽으로 옮긴 뒤 매트리스와 이불을 펼쳐 작은 놀이 공간을 만들었다. 모든 준비가 끝나자 아이는 바닥 위에서 활짝 웃으며 기어 다니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며 큰 보람을 느꼈다. 보호자 역시 연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처음 입원했을 때 아이는 보호복을 입은 의료진만 봐도 울음을 터뜨리고 엄마에게서 떨어지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환경이 바뀌자 아이는 점점 웃음을 되찾았다.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고개를 흔들며 즐거워하는 모습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코로나19 전용 격리병실은 일반 병실보다 훨씬 더 엄격한 소독이 필요했다. 바닥과 물건을 계속 닦아야 했고, 보호복 안은 금세 땀으로 젖었다.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아이와 보호자가 조금이라도 편하게 지낼 수 있다는 생각에 힘든 줄 몰랐다.

아이는 약 열흘간 치료를 받고 무사히 퇴원했다. 퇴원 당일에도 가져갈 물건을 하나하나 소독해 건넸다. 이후 보호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경험을 공유했고, 사연은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많은 사람들이 의료진에게 응원과 격려를 보내왔다.

보호자는 "아이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힘들었지만, 의료진의 따뜻한 돌봄에 큰 위로를 받았다"고 전했다.

세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기도 한 필자는 보호자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서 조금 더 먼저 다가가고, 한 번 더 고민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간호사로서 환자와 보호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일은 당연하지만, 그 '당연함'을 실천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느낀 순간이었다.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환자와 보호자의 하루는 달라질 수 있다. 병원에 머무는 시간이 불안이 아닌 안심의 시간이 되도록 돕는 것, 그것이 필자가 생각하는 간호의 역할이다.

그날, 격리병실 바닥 위에서 환하게 웃던 아이의 모습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사람을 향한 마음은 결국 전해진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낀 순간이었다.

정미희 건양대병원 제1중환자실 책임 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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