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12일은 세계신장학회 지정 ‘콩팥의 날’
국립보건연구원, 만성신장병 장기추적 연구
근육량 적을수록 신장기능 악화 위험 4.47배
단백질·에너지 소모 심할수록 사망 위험↑
만성신장병 환자에서 근육량 감소와 단백질·에너지 소모가 신장 기능 악화와 사망 위험 증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클립아트코리아
만성신장병 환자의 경우 근육량이 줄어들수록 신장(콩팥) 기능이 더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근육 감소가 심한 환자는 신장 기능 저하 위험도 크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12일 ‘세계 콩팥의 날’을 맞아 만성신장병 환자의 근육량 감소와 단백질·에너지 소모 상태가 신장 기능 저하와 사망 위험 증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세계신장학회는 2006년부터 매년 3월 둘째주 목요일을 ‘세계 콩팥의 날’로 지정하고 콩팥 질환 예방과 인식 제고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콩팥은 등 쪽 좌우에 위치한 주먹 크기의 장기로, 소변을 통해 노폐물을 배출하고 체내 환경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항상성 조절 기능을 담당한다. 또 여러 호르몬과 효소를 생산·분비하는 내분비 기능도 수행한다.
근감소 지표와 만성신장병 진행 위험의 연관성 요약도.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연구팀은 국내 만성신장병 장기추적 연구(KNOW–CKD)에 참여한 투석 전 단계 환자 1957명을 대상으로 근육량 감소와 신장 기능 악화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근육량이 가장 많은 그룹의 신장 기능 악화 비율은 14.3%였지만, 가장 적은 그룹에서는 42.5%로 약 3배 높게 나타났다. 연령과 당뇨병·고혈압 등 기저질환을 고려해 분석한 결과에서도 근육량이 가장 많은 환자에 비해 가장 적은 환자의 신장 기능 악화 위험은 약 4.47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근감소 지표와 신장 기능 악화 위험 간의 상관관계.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이번 연구는 근육 감소가 단순한 노화 현상이 아니라 만성신장병 진행과 밀접하게 관련된 건강 지표임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혈액검사 수치를 활용해 계산하는 ‘근감소 지표(Sarcopenia Index, SI)’를 활용하면 근육 상태와 신장 질환 위험을 동시에 평가할 수 있어 임상적 활용 가능성도 제시됐다.
연구팀은 단백질·에너지 소모 상태와 환자 예후의 관계도 함께 분석했다. 단백질·에너지 소모는 ▲혈청 알부민 3.8g/㎗ 미만 ▲체질량지수(BMI) 23㎏/㎡ 미만 ▲골격근량 감소(여 < 19.7㎏, 남 < 26.9㎏) ▲체중 1㎏당 하루 단백질 섭취량 0.6g 미만 등 네가지 기준 가운데 세가지 이상에 해당할 때로 정의된다.
단백질-에너지 소모와 사망·복합결과와의 연관성 요약.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투석을 받지 않은 만성신장병 환자 2238명을 분석한 결과, 기준에 하나도 해당하지 않는 환자와 비교해 두가지 이상에 해당하는 환자의 사망 위험은 2.78배 높았고, 세가지 이상일 경우에는 3.78배까지 증가했다.
특히 기존에는 세가지 이상 해당할 때 주요 위험 요인으로 평가됐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두가지 기준만 충족해도 사망이나 심혈관계 이상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주현 국립보건연구원 내분비신장질환연구과장은 “이번 연구는 만성신장병 악화를 예방하기 위해 초기 근감소 단계부터 선제적인 관리가 필요함을 보여준다”며 “만성신장병 환자에게 근감소 예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인 관리 요소로 인식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