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중앙연구원, 보물 ‘월중도’ 특별 공개
16일~6월26일 선봬…단종·충신 절의 담겨
단종이 유배됐던 청령포의 실경을 그린 실경산수화 ‘청령포도’. 한국학중앙연구원
조선 제6대 왕 단종이 유배됐던 강원 영월의 풍경과 그를 지킨 충신들의 이야기를 담은 화첩이 공개된다. 약 570년 전의 역사적 장소를 그림으로 기록한 작품으로, 단종의 마지막 발자취를 따라가 볼 수 있는 자료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은 수장고에 보관해온 보물 ‘월중도(越中圖)’ 전면을 경기 성남 연구원 내 장서각 전시실에서 공개한다고 13일 밝혔다. 전시는 이달 16일부터 6월26일까지 진행된다.
월중도는 영월에 남아 있는 단종 유배지의 흔적과 그를 끝까지 지킨 충신들의 절의를 담은 화첩이다. 총 8폭으로 구성됐으며 2007년 보물로 지정됐다. 제작 시기는 1791년(정조 15) 무렵으로 추정된다.
장릉 일대의 형세를 산도 형식으로 그린 회화식 지도 ‘장릉도’. 한국학중앙연구원
화첩에는 단종과 관련된 주요 장소들이 정교하게 묘사돼 있다. 단종의 무덤인 장릉, 유배지 청령포, 홍수로 청령포를 떠난 뒤 머물렀던 관풍헌, 단종이 애달픈 마음을 담아 시를 지었다고 전해지는 자규루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청령포를 그린 장면에서는 고갯길을 넘어 흐르는 굽이진 물길이 생생하게 표현돼 당시 지형의 모습을 짐작하게 한다.
또 단종 관련 유적을 정비하며 일반인의 출입을 제한하기 위해 세운 금표비와 1763년 영조가 친필로 ‘단묘재본부시유지(端廟在本府時遺址)’라고 남겨 단종의 옛 집터에 세운 비각 등도 그림에서 확인된다.
단종에게 절의를 지킨 사육신 등을 배향한 사당 창절사를 그린 ‘창절사도’. 한국학중앙연구원
화첩에는 단종의 시신을 수습한 엄흥도의 정려각과 단종 복위를 꾀하다 목숨을 잃은 사육신을 기리는 창절사의 모습도 담겼다. 이 밖에도 영월의 행정 중심지를 묘사한 읍치도와 지역의 지리적 형세를 표현한 영월도 등이 포함돼 있다.
월중도는 청록색을 중심으로 채색한 청록산수화풍의 기록화다. 실경산수화와 건축 도면, 회화식 지도 형식을 함께 활용해 제작됐다. 각 그림의 여백에는 해당 장소에 대한 간략한 기록이 적혀 있어 당시의 역사와 지리를 함께 살필 수 있다.
장서각 관계자는 “단순한 옛 그림이 아니라 단종의 비극적인 생애와 그를 기리는 조선 왕실의 기억을 담은 기록화”라며 “실제 인물과 장소를 통해 역사를 보여주는 기록물로, 조선 왕실의 회화와 기록문화를 직접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