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약대 연구팀, 7~18세 2702명 분석
부모 LDL 수치 높을수록 자녀도 ‘동반 상승’
어머니 영향 더 커…저연령일수록 더 뚜렷
부모의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을수록 자녀의 고콜레스테롤혈증 위험도 함께 증가하며, 특히 어머니의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클립아트코리아
심혈관질환은 흔히 중년 이후에 나타나는 질환으로 여겨지지만, 실제 위험은 어린 시절부터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부모의 콜레스테롤 상태가 자녀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며, 특히 어머니의 영향이 더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조기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장하영 가천대학교 약대 교수 연구팀은 2017~2023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7~18세 소아·청소년 2702명을 분석한 결과, 부모의 LDL 콜레스테롤(LDL–C) 수치가 자녀의 LDL 수치와 유의하게 연관된다고 밝혔다.
LDL은 이른바 ‘나쁜 콜레스테롤’로, 혈관 벽에 쌓여 동맥경화를 촉진하고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이런 변화는 성인기에 갑자기 발생하기보다 어린 시절부터 이어지는 경향이 있어 이른 시기부터의 관리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연구팀은 자녀의 고콜레스테롤혈증(hypercholesterolemia)은 LDL 130㎎/dL 이상으로, 부모의 이상지질혈증(
dyslipidemia)
은 총콜레스테롤 240㎎/dL 이상 또는 LDL 160㎎/dL 이상(또는 지질저하제 복용)으로 정의했다.
분석 결과, 부모 모두 이상지질혈증이 없는 경우 자녀의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은 3.1%에 그쳤지만, 부모 모두 이상지질혈증이 있는 경우에는 16.1%로 크게 높아졌다. 부모의 LDL 수치가 높을수록 자녀의 수치도 함께 상승하는 세대 간 연관성이 확인된 것이다.
부모를 각각 살펴보면 어머니의 영향이 더 두드러졌다. 아버지만 이상지질혈증이 있는 경우 자녀의 고콜레스테롤혈증 위험은 2.12배 증가했지만, 어머니만 있는 경우에는 4.03배로 더 높았다. 부모 모두 이상지질혈증이 있는 경우 위험도는 3.83배로 분석됐다.
특히 연령이 낮을수록 이같은 경향은 더욱 뚜렷했다. 7~12세 아동에서는 어머니의 이상지질혈증이 자녀의 고콜레스테롤혈증 위험을 최대 7.07배까지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는 단순한 유전 요인을 넘어서는 복합적 영향을 시사한다”며 “임신 전후 어머니의 지질 상태가 태아의 대사 환경과 장기 발달, 나아가 후성유전학적 변화에까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특정 시점의 데이터를 분석한 단면연구로, 부모의 LDL 수치가 자녀에게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유전과 생활습관, 환경이 결합된 가족 단위 위험이 존재함을 보여주는 근거로 해석될 수 있다.
연구팀은 “자녀의 이상지질혈증 위험을 평가할 때 식습관이나 체중뿐 아니라 부모의 지질 상태를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모계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난 만큼, 향후 조기 선별검사와 예방 전략에서도 어머니의 지질 정보를 적극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3월15일 국제학술지 ‘임상지질학저널(Journal of Clinical Lipidology)’에 온라인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