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약지의 저림·감각둔화 길어지면
팔꿈치 신경 압박 ‘주관증후군’ 가능성
초기엔 보조기·약물, 근육 위축땐 수술
새끼손가락과 약지 바깥쪽이 유독 저리다면 팔꿈치 신경이 눌리는 ‘주관증후군’일 수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손이 저리는 증상은 흔하고 이유도 다양해 자칫 가볍게 넘기기 쉽다. 그러나 원인을 제대로 짚지 않으면 제때 치료할 시기를 놓칠 수 있어 주의해아 한다. 손이 찌릿찌릿 저릴 땐 손목터널증후군이나 목디스크를 먼저 떠올리기 쉽지만, 유독 새끼손가락과 약지 바깥쪽이 저리다면 팔꿈치 신경이 눌리는 ‘주관증후군’일 수 있다.
척골신경 모습. 클립아트코리아
주관증후군은 팔꿈치 안쪽을 지나는 신경(척골신경)이 좁은 통로에서 압박돼 발생하는 질환이다. 이 통로를 ‘주관(cubital tunnel)’이라 부르는데, 이곳에서 신경이 눌리면 새끼손가락과 약지 바깥쪽에 저림과 감각 둔화가 나타난다. 증상이 진행되면 손에 힘이 빠지거나 물건을 자꾸 떨어뜨리는 증상으로 이어진다.
주관증후군의 30~50%는 뚜렷한 원인 없이 발생하는 경우다. 대개는 팔꿈치를 구부린 자세가 오랫동안 지속되면 주관 내 압력이 높아지고 신경에 혈액 공급이 줄어들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외상으로 인한 변형, 팔꿈치 관절의 퇴행성 관절염, 주관 내 종양, 해부학적 구조 이상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당뇨병 등으로 여러 신경이 동시에 손상되는 질환인 ‘다발성 신경증’과 증상이 비슷해 감별 진단이 필요하다. 진단은 엑스레이(X-ray)로 뼈 구조 이상 여부를 먼저 확인하고, 신경에 미세한 전기 자극을 줘 신경 기능을 평가하는 근전도·신경전도 검사를 시행한다. 필요에 따라 초음파나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추가로 진행한다.
치료는 증상과 경과 기간에 따라 달라진다. 손 근육이 가늘어지거나 힘이 빠지는 증상이 없고 병세가 초기라면 약물치료와 팔꿈치 굴곡을 제한하는 보조기 착용 등 보존치료를 시행한다. 하지만 증상이 오래 지속되거나 손 근육 위축이 확인되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수술은 신경을 짓누르는 압박을 풀어주는 방식(감압술)이 기본이다. 필요에 따라 신경 자체를 팔꿈치 앞쪽으로 옮겨 더 넓은 공간을 확보해주는 수술(전방 전위술)을 함께 시행하기도 한다.
김영환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신경 조직은 한번 손상되면 치료가 쉽지 않아 시기를 놓치면 완전한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며 “손 저림 현상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단순 혈액순환 문제로 넘기지 말고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