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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아동 부모 10명 중 3명 ‘정신건강 문제’ 겪는다…원인은 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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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연구결과 발표

29.1% '우울·불안·PTSD' 등 겪어

타고난 ‘광의의 자폐 성향’ 주요인

“아동 중심→가족 단위 지원 확대”

자폐스펙트럼 장애 아동을 키우는 부모의 29.1%에서 우울, 불안, 외상 후 스트레스(PTSD), 수면 문제 등이 확인됐다. 클립아트코리아

자폐스펙트럼 장애 아동을 키우는 부모 3명 중 1명은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수준의 정신건강 문제를 겪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반 성인의 정신질환 유병률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자폐스펙트럼 장애는 제한적이고 반복적인 행동에 흥미를 보이거나 의사소통과 상호작용에 어려움을 겪는 복합적인 신경발달장애다.

최근 자폐스펙트럼 장애가 개인의 질환을 넘어 가족 공동체 내에서 공유될 수 있다는 연구가 발표되면서, 자폐 아동을 키우는 부모의 스트레스 원인이 부모의 신경발달적 특성에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희정 교수팀

이에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희정 교수팀은 자폐스펙트럼 장애 아동 232명과 그 부모 464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와 심리 평가를 진행했다. 그 결과 부모의 29.1%에서 우울, 불안, 외상 후 스트레스(PTSD), 수면 문제 등이 확인됐다고 15일 밝혔다. 이는 2021년 국민건강조사 기준 일반 성인 유병률 8.5%와 비교해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주목할 부분은 자폐 아동의 부모 스트레스의 주된 원인이 ‘아이의 행동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연구팀의 분석 결과, 정신건강에 가장 강한 영향을 미친 요인은 부모 자신이 타고난 ‘광의의 자폐 성향’이었다. 이번 연구를 통해 부모의 광의의 자폐 성향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력이 가장 높게 확인됐다. 이는 그동안 자폐 아동을 키우는 부모들이 겪는 주요 스트레스 요인이 아동의 증상 문제라고 알려진 것과는 다른 결과다.

광의의 자폐 성향을 가진 부모는 자폐 아동과의 상호작용에서 비언어적 신호를 이해하거나 대화의 맥락을 살피는 게 상대적으로 어려울 수 있고 이 때문에 스트레스에 더 취약할 수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광의의 자폐 성향이란 ▲사회적인 상호작용에 대한 낮은 흥미 및 개인 활동 선호 ▲변화보다는 일정한 규칙 선호 ▲대화의 맥락 파악이나 사회적으로 적절한 언어 사용 어려움 등 가족 내 공유되는 신경 발달적 특성을 말한다. 이런 특성을 가진 부모는 자폐 아동과의 상호작용에서 비언어적 신호를 이해하거나 대화의 맥락을 살피는 게 상대적으로 어려울 수 있고, 이 때문에 스트레스에 더 취약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성별 차이도 뚜렷했다. 정신건강 유병률은 여성(35.3%)이 남성(22.8%)보다 높았다. 어머니는 불안·우울·PTSD가, 아버지는 중독 경향이 두드러졌다. 스트레스 원인도 갈렸다. 아버지는 아동의 공격성 등 외현화 행동에, 어머니는 자녀의 감정 조절 어려움 등 내면적 문제에 더 영향을 받았다.

유희정 교수는 “부모의 심리적 안정은 아동의 정서·행동 발달에 직결되는 만큼, 자폐스펙트럼 장애 지원 계획은 반드시 가족 단위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아동 중심으로 구성된 지원 프로그램을 부모에게도 확대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자폐 및 발달장애 학술지(Journal of Autism and Developmental Disorder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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