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6월 이란 핵시설 타격·올해 초 마두로 축출까지 모두 주말
'대화 지속'·'공격 단행' 사이 불확실성 증폭하는 애매한 태도 일관
정치적 승부수 던졌지만 과거 중동서 美의 실패 사례 답습 가능성도
대이란 군사작전 개시 발표하는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트루스소셜]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미국과 이스라엘이 28일(현지시간) 이란에 대대적인 공습을 감행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기 행정부 들어 미국의 주요한 대외 군사작전이 주말에 집중됐다는 점도 눈에 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월 20일 취임하면서 집권 2기를 출범시킨 뒤 대표적인 대외 군사작전을 꼽으라면 지난해 6월 이란 핵 시설 공습, 올해 1월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체포 작전, 또 이번 전격적인 군사작전 감행을 들 수 있다.
먼저 트럼프 대통령이 포르도와 나탄즈, 이스파한 등 이란의 3개 핵시설을 타격해 핵무기 프로그램 능력을 무력화한 작전을 결단한 지난해 6월 21일은 토요일이었다.
미국은 당시 본토에서 출발한 B-2 스텔스 폭격기 6대가 공중 급유를 받아 가며 18시간여를 비행한 뒤 캄캄한 밤이던 이란 영공에 진입했으며, 1개 무게가 3만 파운드(약 13.6톤)에 달하는 지하 시설 초토화용 초강력 폭탄 GBU-57 벙커버스터 14발을 이들 핵 시설에 집중 투하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의 안전가옥에 은신해 있던 이 나라 독재자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하던 시점도 올해 1월 3일 토요일로 기록됐다.
이 작전은 미 동부시간으로 전날인 2일 오후 10시 46분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시작됐으며, 미 육군 최정예 특수부대 델타포스 등이 이 안전가옥에 도착해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체포하는 임무를 완수한 것은 3일 새벽이었다.
이번 이란에 대한 전격적인 공습 역시 이란 현지 시간으로 토요일인 이날 오전 10시께 감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동부시간으로 28일 새벽 2시 30분에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8분짜리 영상을 통해 이란에 대한 공격 사실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주말을 군사작전 감행 시점으로 택하는 것은 애초 설정한 목표를 최대치로 달성하기 위해 상대가 비교적 긴장을 푸는 때를 활용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데드라인이나 실제 공격 가능성 여부를 두고 불확실한 태도를 유지해온 것도 어찌 보면 상대방에게 혼란을 가중시키기 위한 '사전 기만전술'의 일환이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이란 핵 시설 공격 때도 사흘 전인 6월 19일 백악관 대변인을 통해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 수도,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란과의 협상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사실에 근거해 나는 앞으로 2주 안에 (공격을) 진행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이 언급은 '2주'의 협상 데드라인을 설정하면서 이란에 미국의 요구 수용을 압박한 것이라는 해석을 낳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도 이란에 최대 보름이라는 미국과의 핵 합의 시한을 설정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오전 워싱턴DC에서 열린 평화위원회 첫 회의 연설에서 "이제 우리는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며 "아마도 우리는 합의를 할 것이다. 여러분은 아마도 앞으로 열흘 안에 결과를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후에는 조지아주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에서 취재진에게 오전에 언급한 '10일'에 대해 "충분한 시간일 것"이라면서 "10일이나 15일, 거의 최대한도"라고 데드라인을 최장 보름으로 늘렸다.
이날 공격 시점은 이때 제시한 '열흘'과는 정확히 맞아떨어지지만, 보름에는 미치지 못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전날인 27일에는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란 공격 여부에 대해 "오늘 추가적인 대화를 할 것"이라며 추가 대화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이와 동시에 그는 무력 사용 가능성에 대해선 "우리는 세계 어디에도 없는 가장 훌륭한 군대를 갖고 있다. 나는 그것을 활용하지 않는 쪽을 좋아하지만 가끔은 써야만 하다"고 말하면서 '협상 지속'과 '공격 감행' 등 2가지 선택지를 두고 애매한 태도로 일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느 정도 '연막전술'을 활용하면서 재차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을 감행한 가운데 이번 공격은 지난해 6월 핵 시설 타격 때와는 여러 측면에서 다르다는 점도 주목된다.
일단 작년 6월 공격은 이스라엘과 이란이 이른바 '12일 전쟁'을 벌이던 와중에 미국이 개입한 것이었다면, 이번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동시에 공격을 감행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으로 보인다.
이란이 그간 미국과의 핵 협상 결렬 가능성에 대비해 트럼프 대통령의 선제공격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면서 국가 전체를 전시 체제로 전환해왔다는 점도 작년 6월과 다른 점이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미국·이스라엘의 공습 직후 이를 침략행위로 규정하고 이스라엘과 중동 내 미군 기지들에 대한 즉각 반격에 들어갔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세계 최강인 미국의 군사력에 대한 자신감과 사상 최악의 경제난에 빠진 이란의 항전 능력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 등을 통해 이번 군사작전 감행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내 자신의 지지 세력이 대체로 미국의 해외 군사개입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하지만, 승부수가 성공이었다고 속단하긴 아직 이른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이란 선제공격이 새로운 중동전쟁으로 비화해 장기전 형태로 교착할 수 있고, 미국이 2000년대 진행한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이라크 전쟁에서 천문학적 비용과 수많은 미군 장병의 희생이라는 늪에 빠졌던 선례를 답습할 수 있어 트럼프 대통령에게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현단계에선 배제할 수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min22@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