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활동하는 박남진 선교사
코트 10면 갖춘 센터 조성 구상
라켓으로 공을 몇 번 주고받자 어색하던 분위기가 금세 풀린다. 처음 만난 사람들이 짝을 이루고 웃으며 대화를 나눈다. 제주에서 활동하는 박남진(57·사진) 피클파크(Pickle Park)선교회 선교사가 말하는 피클볼 선교의 현장 모습이다.
박 선교사는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대신 총회 파송으로 중국과 태국에서 22년간 사역했다. 중국인 선교사를 훈련해 선교 활동이 자유롭지 않은 지역으로 파송하는 일을 해왔다. 그러나 몇 해 전 중국에서 추방됐고 태국 사역도 중단됐다.
그는 최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수십 년 동안 눈물과 기도가 담긴 선교지가 하루아침에 닫혔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국경을 닫을 수 있지만, 하나님의 부르심까지 닫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새로운 길을 찾는 과정에서 눈에 들어온 것이 피클볼이었다.
피클볼은 배드민턴 코트 크기 공간에서 패들 라켓으로 구멍이 뚫린 플라스틱 공을 주고받는 스포츠다. 규칙이 단순하고 신체 부담이 적어 세대 구분 없이 함께 즐길 수 있다. 코트 위에서 낯선 사람들이 금세 친구가 되는 모습에서 그는 선교적 가능성을 발견했다.
제주에 정착한 그는 대안학교와 국제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피클볼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피클볼협회 지도자 자격도 취득했다. 최근에는 제주 함덕 일대에 실내 피클볼 코트 10면 규모의 선교센터를 조성하는 구상도 세웠다. ‘피클 파크’라는 비영리 선교 플랫폼을 통해 청소년 스포츠 사역과 국제 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목표다.
낮에는 피클볼 훈련과 스포츠 활동을 하고 저녁에는 예배와 집회를 여는 방식이다. 참가자들이 각자의 지역으로 돌아가 사역을 이어가도록 하는 선교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박 선교사는 “복음은 변하지 않지만, 복음을 전하는 방식은 시대에 따라 새로워질 수 있다”며 “스포츠라는 공통 언어로 다음세대와 연결되는 다리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피클파크선교회는 오는 28일 수원 풍성한교회(김병호 목사)를 시작으로 이달 말까지 서울 경기 충청 등 전국 4개 지역에서 피클볼 선교 설명회를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