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선물, 아이 좋아 시즌2]
최근형(8) 근호(4)
최인수 김연지 부부가 지난해 9월 자녀들과 함께 촬영한 가족사진.
“아이를 낳고 나면 내 인생은 끝”이라고들 말합니다. 난임으로 힘들던 때 그런 말은 복에 겨운 소리로만 들렸습니다.
아이를 포기하려던 순간 기적처럼 첫아이를 품에 안았습니다.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커질수록 나라는 사람은 점점 흐려지는 것 같았습니다.
아이가 갑자기 열이 나서 출근이 늦고 서둘러 퇴근하는 일이 반복됐습니다. 성과는 멀어지고 집은 늘 어수선했습니다. 씻기고 먹이는 것만으로도 벅차 숙제와 준비물까진 생각할 겨를도 없었습니다. 회사에서도, 집에서도 모두 0점 같았습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아이만 키우는 삶도 고민했지만 하고픈 게 많은 저에게는 잘 해낼 자신이 없었습니다.
기도했습니다. 어떤 음성이라도 들으려 새벽 5시에 일어나 큐티로 하루를 열고, 아이가 깨기 전까지 글을 쓰고 책을 읽었습니다. 그 시간은 엄마이기 전에 하나님 앞에 선 한 사람으로 다시 서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아이가 선물한 시간을 통해 저는 첫 책을 쓰게 됐고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모닝루틴 커뮤니티와 챌린지까지도 이어지게 됐습니다.
둘째를 낳고 이직까지 하자 삶은 다시 캄캄해졌습니다. 맞벌이하며 양가 도움 없이 두 아이를 키우는 일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둘째는 야경증이 유독 심했고 잠 못 드는 나날이 이어지면서 몸도 마음도 지쳤습니다. 글쓰기도, 기자 때부터 이어오던 유튜브도 멈췄고 코로나까지 겹치며 인생 자체가 정체된 듯했습니다.
돌아보면 참 신기합니다. 챗GPT 초기 아이들을 재우고 우연히 올린 AI 튜토리얼 영상 하나가 예상 밖의 반응을 얻었습니다. 그 일을 계기로 새로운 배움의 세계가 열렸고, 지금은 AI 스타트업에서 브랜드 마케팅을 총괄하며 기업과 대학을 대상으로 AI 격차 해소에 힘쓰고 있습니다.
첫째 아이는 다시 나를 찾는 길을 열어주었고 둘째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길로 이끌었습니다. 아이 때문에 인생이 멈춘 것 같았던 때에 하나님은 아이들을 통해 오히려 삶의 길을 넓히고, 더 깊고 단단하게 빚어 가고 계셨습니다. 어제도 오늘도 0점 같아 눈물로 지새운 날도 참 많았지만 그 시간에 하나님은 가장 좋은 때에 가장 좋은 방식으로 길을 내고 계셨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서툽니다. 앞으로도 수없이 흔들릴 테죠. 일과 육아 사이에서 중심 잡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두렵지만은 않습니다. 잠시 멈춘 것처럼 보이는 시간도 하나님 안에서는 절대 헛되지 않다는 것을 이제는 압니다. 언제나 하나님은 저와 우리 가정을 붙들고 계신다는 것을.
사람이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 걸음을 인도하시는 분은 여호와이심을 믿습니다. 그 믿음 안에서 우리 가족이 서로 사랑하고 섬기며 늘 주님을 기뻐하는 삶을 살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그리고 묵묵히 가정을 든든히 지켜 준 남편에게 많이 고맙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최인수 김연지 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