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법. 연합뉴스
5살 남아가 응급실 ‘뺑뺑이’ 끝에 의식을 잃고 결국 사망에 이른 사건과 관련해 병원 측이 유족에게 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시민단체 한국환자단체연합회에 따르면 부산지법 서부지원은 15일 고 김동희 군 유족이 경남 양산 소재 A 병원과 부산 소재 B 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두 병원에 대해 공동불법행위를 인정하며 전체 책임의 70%에 해당하는 약 4억원을 배상하라고 선고했다.
2019년 10월 4일 A 병원에서 편도 제거 수술을 받은 김 군은 이후 회복 도중 출혈 증세를 보여 B 병원에 입원했다. 김 군은 B 병원 입원 도중 상태가 악화해 객혈했지만, 자리를 비웠던 야간 당직 의사는 전원 결정을 내렸다.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가 김 군을 이송하며 A 병원에 두 차례 응급의료 요청을 했지만 A 병원 소아응급실 당직의는 이를 거부했다. 심폐소생이 필요한 다른 환자가 있다는 취지였는데, 수사 결과 당시 A 병원 응급실엔 김 군의 치료를 기피할 정도로 위중한 환자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 군은 결국 A 병원에서 20㎞가량 떨어진 다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의식을 찾지 못했고 이듬해 3월 11일 숨졌다. 해당 사례가 알려지고 논란이 일자 국회는 2021년 응급의료기관이 정당한 사유 없이 응급환자 수용 요청을 거부·기피할 수 없도록 한 ‘동희법’(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앞서 지난해 10월 27일 울산지법은 이 사건 1심 형사재판에서 A 병원의 응급환자 수용 요청 거부, B 병원의 진료기록 허위기재에 대해 유죄 취지로 판결했다. 다만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의 업무상 잘못과 김 군의 사망 사이에 명백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