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中 헤이허 동계 테스트트랙
고객사 맞춤 안전성 시스템 등
제동·조향기술 시연·승인 진행
"단순시험장서 영업의 장 도약"
"지금 정말로 브레이크를 밟는다고요?" "네, 지금입니다."
시속 40㎞로 달리는 육중한 대형차량. 사방이 꽁꽁 얼어붙은 호수 위다. 테스트 드라이버가 급브레이크를 밟는 순간 끝없이 미끄러져 트랙 밖으로 튕겨져 나가는 광경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눈을 질끈 감으려는 찰나 좌우로 조금 흔들리나 싶던 차체가 순식간에 자세를 잡았다. 서서히 속도를 줄인 차량은 달려오던 방향 그대로 트랙 중앙에 멈춰 섰다.
지난달 27일 중국 최북단 헤이룽장성의 러시아 접경도시 헤이허(黑河). 수은주가 영하 30도 밑으로 떨어진 혹한에 1m 두께로 얼어붙은 천연호수 '워뉴후'(臥牛湖) 위에서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부품사 HL만도의 'HL 트랙데이 윈터' 행사가 펼쳐졌다.
테스트 차량이 HL만도 헤이허 트랙의 빙판 위를 질주하고 있다. /사진 제공=HL만도
기자가 동승한 차량은 'SbW'(Steer-by-Wire) 'RWS'(Rear Wheel Steering) 'EMB'(Electric Mechanical Brake) 등 차량 제동과 조향을 정밀제어하는 차세대 기술이 모두 적용된 '올인원' 데모카였다. 빙판길 상황을 극복한 이 차량은 일반도로에 빙판을 군데군데 섞어 '블랙아이스'(눈에 잘 안 보이는 도로 위 살얼음) 환경을 구현한 트랙과 눈으로 뒤덮인 트랙에서 급브레이크·급선회를 해도 놀라울 만큼 안정적인 차체 제어능력을 보여줬다. 기자가 동승한 차량 밖으론 신차용 위장막을 덮고 트랙을 주행 중인 테스트 차량들이 보였다. HL만도의 핵심 시스템을 장착하고 신차를 함께 개발하는 'HL 트랙데이 윈터'의 핵심고객인 중국 주요 완성차업체들의 차량이었다. 현장에선 차세대 제동시스템인 'IDB2 RCU'가 적용된 차량도 테스트 중이었다.
전자제어로 4개 바퀴 제동력을 정교하게 배분하는 IDB 시스템에 문제가 생길 경우를 대비해 비슷한 역할을 하는 'RCU'를 백업으로 장착한 시스템이 'IDB2 RCU'다. 안전성을 중시하는 레벨3 이상의 자율주행 고도화 단계를 겨냥한 시스템으로 현재 중국 전기차시장의 핵심 고객사와 개발을 진행 중이다. HL만도는 이같은 고객 맞춤형 개발로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중국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사업을 전개해 나가는 한국기업으로 손꼽힌다.
박환 HL만도 중국 베이징연구소장은 "헤이허 트랙은 단순 성능시험장에서 고객이 성능을 확인하고 승인(Sign-off)까지 하는 마케팅·영업의 장으로 도약했다"며 "이곳에서 테스트를 거쳐 고객 맞춤형으로 개발해나가는 게 HL 트랙데이 윈터의 핵심"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