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AI와 결합, 차세대 '국방드론' 사업확장 추진
북미 조달시장 진출 가능성… 600억 투자유치 성공
지난해 서울 한강 하늘을 수놓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드론쇼, 전세계 K팝 팬들을 열광시킨 지드래곤과 블랙핑크의 드론공연 무대. 수천 개의 드론이 밤하늘에서 정밀하게 군무를 펼친 이 장면들은 모두 드론 스타트업 유비파이의 연출이다. 유비파이는 2024년 5월 5293대의 드론을 동시에 띄워 기네스 세계신기록을 수립하며 글로벌 시장에 이름을 알렸다.
유비파이는 최근 국내 드론기업 중 역대 최대규모인 600억원의 시리즈B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벤처캐피탈(VC) 크릿벤처스와 넥슨 지주사 NXC가 이번 라운드에 참여했다. 이번 투자를 단독주도한 이동우 크릿벤처스 이사는 유비파이에 대해 "글로벌 비즈니스모델(BM)이 이미 완성된 회사"라고 평가했다.
유비파이는 서울대학교 항공우주공학 박사 출신인 임현 대표가 창업한 지 12년 된 기술기업이다. 국내 드론업계가 내수시장에 치중할 때 유비파이는 설립 초기부터 글로벌 시장을 정조준했다. 현재 매출의 70% 이상이 미국, 유럽 등 전세계 40여개국 수출을 통해 발생하고 국내 드론기업 최초로 '천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 등록 대수 기준으로 전체 드론 중 2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군집드론 분야에서는 점유율 1위(약 70%)다.
이 이사는 투자배경으로 드론 공급망의 내재화 추세를 꼽았다. 그는 "전세계적으로 자국의 드론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며 "유비파이는 이미 흑자를 기록 중이며 이번 투자유치로 탄탄한 재무구조와 유동성을 확보해 적자가 심화한 경쟁사들과 격차를 벌렸다"고 강조했다
유비파이가 연출한 지드래곤 콘서트의 드론쇼. /사진 제공=유비파이
유비파이는 FC(비행제어기), 군집드론 소프트웨어, 자율비행 AI(인공지능) 등 핵심기술을 모두 자체개발했다. 특히 핵심부품의 100% 국산화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어 미국의 중국산 드론 규제강화 흐름 속에서 직접적인 수혜가 기대된다.
이 이사는 유비파이 드론사업의 '성장동력'으로 방산시장으로의 확장을 꼽았다. 유비파이는 드론에 자율비행·피지컬AI를 결합, 차세대 국방드론 분야로 사업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2025년 7월 미국 국방부는 드론을 바라보는 시각을 완전히 바꿨다. 과거 비싸고 오래 쓰는 내구재로 분류하던 드론을 '총알'과 같은 소모품으로 재지정한 것이다. 유비파이가 이미 양산체계를 갖춘 1인칭 시점(FPV) 드론 '드라코'(Draco)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서 사용된 모델과 유사한 사양을 갖춰 미 국방조달시장의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또한 유비파이는 글로벌 드론 OS(운영체제) 표준인 'PX4'를 관장하는 드론코드재단 이사회에 진입한 국내 유일의 기업이다. 이 이사는 "미국 국방부가 표준드론 OS로 PX4를 채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유비파이는 글로벌 드론 OS 표준화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섰다"며 "국내 방산 진출을 시작으로 북미 조달시장까지 사업확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