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3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미국에 의해 체포돼 미국으로 압송되면서 시작된 2026년은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다시 한번 요동치고 있다. 공격 하루 만에 최고 종교 지도자 하메네이가 사망하면서 상황은 급박하게 진행되고 있다.
2월 중순 이후 미국과 이란은 핵 및 미사일을 둘러싼 협상을 진행해 왔지만 물 밑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은 몇 달 전부터 이란 공격에 대한 상호협의를 긴밀하게 진행해 왔다. 미국은 이란의 방공망과 지휘통제 시설을 무력화하는 데 집중하고, 이스라엘은 핵심 인사에 대한 공격과 암살에 주력하고 있다. 이란은 작년 전쟁 이후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비해왔다. 전략 자산을 은폐하는데 주력하였을 뿐만 아니라 암살 공작에 대비하여 주요 지휘관 및 정부 인사에 대해 최대 4단계의 후속 인사를 미리 지정했다. 여기에 더해 반격을 위한 목표를 사전에 설정하고 미사일 및 드론 등의 발사 권한도 모두 실무진들에게 위임시켰다. 하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의 압도적 공격력은 이런 대응 태세를 무력화시켰다.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미국과 이란은 적대적 관계를 유지해왔다. 미국은 이란에 대한 각종 제재를 통해 이란을 압박해왔으며, 이란은 헤즈볼라를 비롯한 다양한 세력들을 지원하면서 미국과 이스라엘을 괴롭혀왔다. 40년 넘게 갈등 관계가 이어졌지만 미국과 이란의 무력 대결은 자제되어왔다. 이란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 성공 가능성을 낮게 보았을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발생할 대규모 인명피해와 중동 전역에 몰아닥칠 혼란을 우려했기 때문이었다.
미국은 표면적으로는 자국민을 학살한 이란 정권을 붕괴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이란 국민들에게 공격이 끝나면 정권을 붕괴시킬 것을 촉구하였다. 하지만 이를 위해 대규모 지상군을 투입할 계획은 전혀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란 국민들의 봉기로 정권이 전복된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이란을 취약하게 만들어 미국에게 맞서지 못하도록 약체화시키면 충분하다는 것이 미국의 속내다. 일단 약해진 상대는 반복적으로 부담 없이 언제든지 공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시작된 이번 전쟁은 이란의 주변국가에 대한 무차별적인 공격으로 확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란에게 공격받은 국가들은 이란에 대한 공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영국·프랑스·독일 등 유럽 국가들도 제한적 범위내에서 이란을 공격하기로 미국과 합의함으로써 확전은 점점 불가피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은 점차 세계 무대에서 물러나고 그 공백을 중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이 채우는 다극화 체제가 도래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하지만 현실은 오히려 미국이 누구에게도 구속받지 않고 자유롭게 힘을 행사하면서 반미 국가들을 무력화시키고 있다. 미국은 약해진 것이 아니라 다른 형태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쇠퇴하는 미국, 떠오르는 중국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못하게 만든다. 새로운 시대가 오고 있음을 자각해야 할 것이다.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