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로바이런먼트(AVAV)
'드론 떼 vs 미사일' 비용 격차에 전쟁 패러다임 변화
美육군 누적 발주 5.8억불 등 2년만에 3배 이상 성장
블루헤일로 인수·자폭 배회탄 수요↑ 실적폭발 기대
美우주군 납품 악재… 10일 실적 콘퍼런스콜 분수령
이란전쟁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미국 방위산업체들의 주가가 강세다. '돈나무 언니' 캐시 우드가 매수한 종목으로도 알려진 에어로바이런먼트(AVAV·이하 아바브)는 이란전쟁과 관련해 앞으로 미군의 전력증강이 이뤄질 지점에 있다.
나스닥 상장사인 이 회사는 전투드론을 비롯해 다양한 방산, 우주 아이템을 만든다. 아이폰이 스마트폰 생태계를 지배하듯 군용드론 생태계를 지배한다는 뜻에서 '전투드론의 아이폰'으로도 불린다. 아바브가 주목받는 이유는 명확하다. 이란전쟁이 현대전에서 드론이 핵심전력으로 재편되는 패러다임 변화를 가속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에어로 바이런먼트(AVAV) 주가 추이/그래픽=김현정
◇"전투드론의 아이폰"
개전 후 1주일 동안 이란의 대외공격 4분의3(1450회)은 드론이었다. 이란의 '샤헤드' 드론 대당 가격은 2960만~7400만원(2만~5만달러)인 데 반해 미국이 드론떼를 막기 위해 쏘는 패트리엇 'PAC-3' 요격미사일 한 발은 약 59억2000만원(400만달러)이다. 100배 수준의 비용격차는 장기전으로 갈 경우 미국의 예산을 금방 바닥나게 만들 수 있다. 미 국방부는 공격용으로 자폭드론(배회탄), 방어용으로 지향성 에너지 무기(레이저)를 대대적으로 확충한다는 구상인데 이란전이 그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아바브는 이런 미국의 군용드론 생태계를 사실상 지배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바브 전투드론은 2012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최초로 실전에 투입됐고 우크라이나에서도 '스위치블레이드 600' 모델이 3000대 이상 공급됐다. 모델은 용도에 따라 △배낭에 넣는 2.5㎏짜리 소형 '스위치블레이드 300' △전차를 잡는 22.7㎏ 대형 스위치블레이드 600 등이 있는데 1~2개 모델에 집중된 경쟁사와는 라인업이 다르다.
특히 AI(인공지능)가 제어한다는 장점이 있다. 발사단계는 경쟁사와 같지만 이후 목표를 추적하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AI가 민간인이나 민간장비로 인식하면 타격 직전에 공격을 취소하고 선회해 재지정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원리서치에 따르면 2024년 8월 미 육군은 아바브에 5년간 최대 9억9000만달러(1조4652억원) 규모의 IDIQ(무기한 수량계약)를 부여했다. 올해 2월까지 누적 발주액은 5억8400만달러에 달한다. 생산력도 신공장을 합치면 월 1200대 이상, 복수교대 가동시 연간 20억달러 이상 생산이 가능해 경쟁사의 5~6배 수준이다.
지난해 10월 미국 육군박람회(AUSA)에선 기존 라인업의 성능을 한 차원 끌어올린 '스위치블레이드 300 블록(Block) 20'과 '600 블록 2'를 공개했다. 이 모델들은 대인·경차량, 대전차 장갑차 공격에 투입된다. 탄체무게는 1.6~16.3㎏으로 개인휴대가 가능하며 15~50분간 비행할 수 있다. 모델별 단가는 6만~17만달러(8880만~2억5160만원) 선이다.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 한 발이 17만~24만달러(2억5160만~3억5520만원)인 데 비해 비슷한 관통력을 가진 '스위치블레이드 600'은 이보다 저렴하면서도 40분간 하늘에서 배회하며 목표를 고를 수 있는 능력까지 더해진다.
◇실적급등 구간은 진입했는데…
아바브는 2024회계연도(2023년 5월~2024년 4월) 7억1670만달러의 매출과 1억1200만달러의 조정 에비타(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를 기록했다. 이어 2025회계연도(2024년 5월~2025년 4월)에는 매출 8억2100만달러, 조정 에비타 1억4600만달러를 달성하며 외형·내실을 동시에 다졌다.
진짜 폭발적인 성장은 2026회계연도에서 나타나고 있다. '블루헤일로' 인수효과와 스위치블레이드의 전세계적인 수요폭증이 맞물리며 아바브는 연간 매출 가이던스(전망치)를 19억5000만~20억달러(2조8860억~2조9600억원)로 제시했다. 2년 만에 기업의 덩치를 3배 가까이 키운 셈이다.
순이익 창출능력도 주목된다. 조정 주당순이익은 2024년 2.86달러에서 2025년 3.28달러로 늘었으며 2026년에는 3.40~3.55달러(5032~5254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창출 현금흐름을 보여주는 조정 에비타 역시 2026년 기준 3억~3억2000만달러(4440억~4736억원) 수준으로 껑충 뛸 전망이다. 펜타곤의 핵심파트너를 넘어 현금을 쓸어담는 고마진 방산기술 기업으로 재평가해야 할 시점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아바브는 지난해 5월 블루헤일로를 인수하며 몸집을 키웠다. 원리서치에 따르면 블루헤일로는 비상장 방산기업으로 우주통신분야에서 디지털 빔포밍 기술 기반의 위상배열 안테나와 레이저통신, 위성제어 전자기술을 보유했다. 차세대 드론의 공격무기로 꼽히는 지향성 레이저도 강점이다.
다만 블루헤일로가 보유한 수주잔고와 매출이 급감할 위기에 처했다는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블루헤일로는 미 우주군의 SCAR 프로그램(위성관제네트워크의 구형 파라볼릭 안테나 교체사업)에서 단독수주했으나 납품실적이 전무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올 1월 미국 정부가 작업중지 명령을 내리고 문제점 실사에 나섰다.
아바브 경영진은 '적극적 재협상 진행 중'이라고 공시했고 확장되는 앨버커키 공장(3000만달러 투자)을 SCAR 제조거점으로 지목했다.
◇3월10일 실적 콘퍼런스콜, 어떤 말을?
주목할 일정은 10일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이다. 경영진이 SCAR 재협상 진전상황을 구체적으로 밝힌다면 시장의 과도한 공포가 해소되면서 주가반등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 구체적 진전이 없다면 추가하락도 배제할 수 없다.
아바브 현재 주가인 229.8달러는 SCAR 관련 악재를 상당부분 반영한 상태다. 월가 투자의견은 매수우위(매수 17명, 보유 2명, 매도 2명)다. 목표주가 밴드는 259~450달러며 목표주가는 389.50달러다. 다만 이는 SCAR사태 이전에 설정된 목표가가 다수 포함돼 있어 10일 실적발표 이후 목표가 조정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SCAR를 제외한 핵심사업(스위치블레이드, 정찰드론, 레이저 C-UAS)만으로도 현 주가 수준은 매력적이라는 것이 대다수 애널리스트의 판단이다.
아바브는 한국 시장에도 상륙했다. 2025년 10월 대한항공과 양해각서를 맺고 아바브의 수직이착륙 무인기(JUMP20/JUMP20-X)의 한국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대만, 리투아니아, 캐나다, 호주, 프랑스, 그리스, 스웨덴 등 20개국 이상을 공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