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대학교의 창업 휴학 허용기간은 2년(4학기)이다. 이후 복학해서 사업과 학업을 병행해야 하는데 창업자가 학생이라는 이유로 고객 미팅과 주주 간담회를 주말로 미룰 순 없다. 결석이 쌓이면 낙제를 받고, 낙제가 쌓이면 제적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
대학교 2학년 때 창업 전선에 뛰어든 한 스타트업 대표는 정부의 '모두의 창업'과 관련해 자신이 겪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사업이 현실이 되는 순간 학생 신분과의 충돌이 일어났다"며 "학교에 몇 년 동안 방법을 구했지만 '창업학생을 위한 예외규정이 없기에 방법이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했다.
모두의 창업이라는 말은 듣기에는 따뜻하다. 누구나 기회를 얻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사회를 약속하는 듯 보인다. 하지만 그 구호를 곧이곧대로 믿고 뛰어든 청년의 발밑은 생각보다 훨씬 거칠다.
창업을 권하는 목소리는 넘치지만 창업을 지속할 수 있게 받쳐주는 구조는 비어 있어서다. 이 간극이야말로 지금 정책이 놓치고 있는 현실이다. 대학생 창업자들의 사례는 이러한 모순을 더욱 뚜렷하게 보여준다.
학생 창업자의 경우 막상 사업이 궤도에 오르면 학교의 규정에 발목 잡힌다. 학업을 택하면 사업이 위태롭고 사업을 택하면 학적이 사라질 위기다. 제도는 창업을 권하지만 '계속' 할 수 있는 조건은 제공하지 않는다.
한 창업자는 "모두의 창업 시대가 온다면 더 많은 대학생들이 창업에 도전할 텐데 그 이후를 감당할 제도는 여전히 비어있다"며 "학교와 창업 사이에서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구조는 학생 창업자들에게 유효한 선택지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지금의 모두의 창업은 모두에게 열려 있는 길이 아니라 버틸 수 있는 일부에게만 허락된 통로가 될지 모른다. 대학생에게 창업을 장려할 것이라면 대학이 이들을 위한 다양한 창업 지원 장치를 마련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정부가 장려해야 한다.
창업은 결코 낭만이 아니다. 누군가의 생계가 걸린 선택이고 수많은 이해관계가 얽힌 현실이다. 모두의 창업이라는 말이 공허하게 들리는 이유는 그 말 뒤에 따라와야 할 책임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시작을 독려하는 것은 쉽다. 하지만 끝까지 버틸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일은 훨씬 어렵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창업자가 아니라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 창업 환경이다. 구호가 아니라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