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가스·LNG로 영역 확장
대우·GS·삼성E&A 등 주가↑
글로벌 수주가 기업가치 좌우
국내 건설사들이 주택중심 사업에서 벗어나 원전, LNG(액화천연가스), 친환경에너지, 데이터센터 등으로 사업축을 빠르게 옮기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인프라 투자확대에 맞물려 산업 정체성 자체가 바뀌는 흐름 속에서 업계 가치평가도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이날 전일 대비 5000원(21.28%) 급등한 2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3개월간 대우건설 주가는 약 618% 상승했다. 주요 대형사 가운데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대우건설 측은 이같은 주가강세에 대해 "미국·베트남 원전사업 참여 가능성과 데이터센터 확대, 자체사업 실적반영 기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전쟁 후 재건사업과 자사주 소각 등 주주가치 제고활동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만이 아니다. 해외 에너지·인프라 사업에 강점을 지닌 건설사를 중심으로 건설업계 전반에서 주가가 뛰는 모습이다.
최근 3개월 동안 GS건설은 116.4%, 삼성E&A는 102.3%, 현대건설은 79.3% 각각 상승했다. 단순 주가반등 차원이 아닌 건설업 전반에 대한 '리레이팅'(재평가)이 진행된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건설사 주가상승의 배경으로 에너지 중심의 사업재편과 글로벌 수주확대 기대를 공통적으로 꼽는다.
특히 화공 중심에서 첨단산업·친환경에너지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한 삼성E&A의 사례처럼 성장성과 실적 안정성이 부각된 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이란 등 전쟁지역 재건사업 확대 기대까지 더해지며 투자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대우건설 주가 추이/그래픽=임종철
과거 건설업은 국내 주택경기 흐름에 좌우되는 전형적인 경기민감업종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글로벌 에너지 인프라 투자확대 영향으로 주가를 좌우하는 핵심변수 자체가 해외수주로 이동하고 있다. 원전과 가스·LNG, 친환경에너지 등 에너지 프로젝트 확보 여부가 기업가치를 결정짓는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의미다.
대형사별 전략도 빠르게 재편되는 모습이다. 현대건설은 대형원전 중심의 글로벌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며 시장선점에 나섰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원전사업 기회를 확대하고 최근에는 핀란드 등 북유럽 시장에서 SMR(소형모듈원자로)·열에너지 저장협력도 추진 중이다.
삼성E&A는 가스·LNG와 수소·암모니아 등 에너지 전반으로 사업영역을 넓히며 수주구조를 바꾸고 있다. 중동 중심에서 북미·아시아 등으로 시장을 확장하며 글로벌 프로젝트 대응력을 키운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DL이앤씨는 SMR를 중심으로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나섰다. 다만 에너지 플랜트 부문에서 단기 수주 파이프라인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이 과제로 지적된다.
대우건설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원전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사업단과 원자력사업단을 통합한 '글로벌인프라본부'를 신설하며 글로벌 에너지시장 대응체계를 구축했다.
GS건설은 기존 주택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에너지와 디지털인프라로 사업을 확장한다. 그린암모니아 기반 분산발전사업에 진출하며 무탄소 전력시장 선점에 나섰고 데이터센터와 원자력 등 신사업도 동시에 강화하는 모습이다.
결국 시장의 판단기준은 국내 주택에서 글로벌 에너지 프로젝트 수주로 이동한다. 과거에는 분양실적과 국내 경기가 주가를 좌우했다면 이제는 글로벌 에너지 프로젝트 확보 여부가 핵심변수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사의 경쟁력 기준이 주택시공에서 에너지 프로젝트 수주로 이동하고 있다"며 "산업구조 자체가 전환되는 국면"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