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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국정원법에 경제안보 추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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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이후 중국은 갈륨·게르마늄·흑연 등 핵심광물에 대한 수출통제를 잇달아 시행하고 있다. 2025년에는 텅스텐·비스무트·몰리브덴을 이중용도 품목으로 추가 지정하는 등 이른바 '자원의 무기화'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천연흑연 대중(對中) 의존도는 97.5%, 망간은 84%, 희토류는 80%에 이른다. 이 수치들은 단순한 무역 통계가 아니라, 공급망 교란이 현실화될 경우 우리 산업 전반이 감당해야 할 충격의 크기를 말해 준다. 강대국들이 수출통제와 상호의존성을 외교적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는 오늘날, 식량·에너지·광물·첨단기술 분야의 공급망 안정화는 경제의 문제를 넘어 국가안보의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2021년 요소수 대란은 이러한 취약성이 어떤 형태로 나타나는지를 보여준 사례였다. 당시 차량용·산업용 요소의 대중 의존도는 97.6%에 달했고, 현안이 불거진 후 2주가 지나서야 정부의 실무협의가 시작되었다. 이때 공급망 정보를 수집·분석하고 대응을 지원하는 국가정보기관은 해외 공관과의 협력을 통해 카타르·인도네시아 등 대체 수입선 확보에 기여하였으나, 국내 수급 동향이나 기업의 대정부 요망사항을 적시에 파악하고 대응하는 데에는 법적·구조적 한계가 있었다. 경제와 안보가 긴밀하게 연결된 오늘의 현실에서, 정보기관의 업무 한계는 결국 법적 근거의 한계에서 비롯된다.

현행 국가정보원 제4조는 국정원의 직무를 방첩·대테러·사이버안보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역할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전제되어야 할 '경제안보 정보의 수집·작성·배포' 기능은 직무로 명시되어 있지 않아 현행 체계에 핵심적인 공백이 존재한다. 국정원은 공급망안정화법·자원안보법·국가첨단전략산업법 등 타 부처 소관 법률을 매개로 관련 기능 일부를 수행해 왔으나, 이들 법률은 위원회 참여나 정책 심의 등으로 역할을 제한적으로 규정하고 있어 능동적 임무 수행에 한계가 있었다.

미국·영국·일본 등 주요국이 경제안보 관련 정보기관의 역할을 법제화하고 민간 기업과의 정보 공유 체계를 강화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공백 없는 경제안보의 제도화를 위해서는 국정원법 제4조에 경제안보를 직무로 명시하고, 공급망 안정화·국가자원안보·국가첨단전략기술 보호·전략물자 수출입 등을 예시 형태로 기술하는 방식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새로운 권한을 추가하는 것이라기보다 개별 법률에서 이미 규정된 역할을 국정원법 차원에서 실질화하는 성격의 개정이다. 이 범위가 법적으로 명시될 경우 국정원은 공급망 교란의 조기경보, 핵심기술 탈취 동향 파악, 전략물자 우회 수출 모니터링 등을 보다 체계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근거를 갖추게 된다.

경제안보 위협은 군사적 충돌과 달리 조용하고 완만하게 진행되며, 전통적인 안보 지표에는 잘 나타나지 않는다. 이러한 위협일수록 사전 정보 확보가 중요하며, 그 역할을 담당할 정보기관의 법적 기반을 갖추는 일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이다. 정보기관의 역할과 법적 기반, 민주적 통제의 균형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에 대한 차분하고 실용적인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장항배 중앙대학교 산업보안학과 교수

장항배 중앙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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