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신현송 신임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04.21. chocrystal@newsis.com /사진=조수정
신현송 신임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취임했다. 중동발 공급 충격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가계부채와 인구구조 변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한 시점이다. 물가 안정과 성장 지원이라는 상충하는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고난도의 과제를 마주했다.
신 총재는 취임사에서 "신중하고 유연한 통화정책"을 천명했다. 매파와 비둘기파의 이분법을 넘어 경제와 금융 여건을 살피겠다는 맥락이다. 그러나 중앙은행의 본령은 물가 안정이다. 중동발 공급 충격이 수입물가와 기대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가능성이 적지 않은 만큼 선제적이고 단호한 대처를 주저해선 안 된다.
1500원을 넘나드는 고환율은 물가에 상방 압력을 더하는 변수다. 신 총재는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을 환율 급등의 배경으로 지목한 만큼 외환시장 24시간 개장과 역외 원화결제 시스템 구축 등 원화 국제화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왜곡을 줄여야 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임계치를 넘어선 가계부채는 시급한 과제다. 정부와 긴밀히 공조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거시건전성 수단을 일관되게 활용해 부채 증가 속도를 성장률 범위 안으로 관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창용 전임 총재가 "통화·재정정책만으로 안정과 성장을 이루기 점점 어렵다"고 한 것은 구조개혁 없이는 중앙은행 역할이 제한적임을 시인한 것이다. 신 총재가 "구조적 요인은 통화정책과 별개의 영역이 아니라 통화정책 운영의 중요한 일부"라고 했으니 한계 속에서도 중앙은행이 할 수 있는 최대치의 역할을 모색해야 한다.
인사청문회에서 제기된 자녀 위장전입과 국적 논란, 외화자산 편중 문제는 신 총재가 스스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사회적 신뢰를 얻어야 한다. 시장과 투명하게 소통해 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일관성을 높이며 복합위기의 방파제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