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용 메모리 LPDDR
AI시장 '핵심 소재'로 부상
원가 압박·소비 침체 우려
스마트폰 가격대별 원가 중 D램 가격 비중/그래픽=이지혜
AI(인공지능)산업이 LPDDR(저전력 D램) 수급구조를 뒤흔든다. AI 칩과 데이터센터가 모바일용 메모리까지 흡수하면서 가격이 급등한다.
원가부담이 커진 스마트폰업체들은 가격인상과 소비침체라는 이중압박에 직면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노태문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부문장 겸 MX(모바일경험)사업부장(대표이사 사장)은 최근 경영진에게 MX사업부의 연간적자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그의 예상이 현실화하면 MX사업부 출범 이후 첫 연간적자가 된다.
스마트폰 원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D램과 낸드플래시(이하 낸드) 가격이 동시에 오르면서 제조사들의 부담이 빠르게 커졌다. 원가부담에 껑충 뛴 가격은 소비위축으로 이어진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1% 감소했다.
특히 최근에는 모바일용 저전력 메모리인 LPDDR 가격상승세가 두드러졌다. LPDDR는 기존 D램 대비 전력효율이 높아 스마트폰에 주로 쓰이지만 최근 AI시장에서 핵심 메모리로 부상하며 수요구조가 급변했다. 대표적으로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CPU(중앙처리장치) '베라'(Vera)에는 총 1.5TB(테라바이트) 규모의 LPDDR5X(7세대 LPDDR)가 탑재된다. 192GB(기가바이트) 용량의 SOCAMM2(소캠2) 모듈 8개가 들어가는 구조다. AI 슈퍼컴퓨터 '베라루빈 NVL72'에는 36개의 베라 CPU가 장착된다. '갤럭시S26 울트라'에 보통 LPDDR5X 12GB가 탑재되는 것을 감안하면 AI 슈퍼컴퓨터 1대가 약 4600대의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메모리를 소비하는 셈이다.
산업변화에 메모리업체들도 대응에 나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은 AI에 최적화한 LPDDR 개발에 속도를 낸다. 연산기능을 메모리에 통합한 PIM(프로세싱인메모리)기술도 병행개발 중이다.
메모리 가격상승은 시차를 두고 스마트폰 원가에 반영된다. 통상 메모리 공급계약이 분기 단위로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가격상승은 올해 2분기부터 제조원가에 본격 반영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낸드 가격상승까지 더해지면서 프리미엄모델은 소비자가격이 150~200달러 인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AI산업이 모바일용 메모리까지 흡수하면서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물량확보도 힘든 상황"이라며 "이미 스마트폰 가격이 올랐지만 하반기에 추가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