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수본, 추적 '온힘'
필로폰 추가밀수 확인도
필리핀에서 국내로 압송된 '마약왕' 박왕열이 3일 오전 경기 의정부지방검찰청으로 송치되고 있다./사진=뉴스1
필리핀 교도소 수감 중에도 한국으로 마약을 유통한 혐의를 받는 일명 '마약왕' 박왕열(사진)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박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해외 연계 마약 유통조직 3개를 추가로 확인하고 범죄 추적에 나섰다.
수원지검 마약범죄 합동수사본부(이하 합수본)는 22일 박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및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합수본에 따르면 박씨는 공범들과 짜고 필리핀·멕시코·남아프리카공화국 등지에서 필로폰을 국내로 들여오거나 국내에 숨겨놓은 마약을 판매·관리·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박씨는 2020년 1월부터 2024년 7월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필로폰 약 5㎏ 등을 해외에서 들여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도 LSD·엑스터시·케타민·코카인·합성대마 등 여러 종류의 마약류를 공범들과 주고받거나 보관한 것으로 파악됐다. 합수본은 박씨가 필리핀 수용시설 안팎의 공범들과 연락하며 국내 조직원들에게 지시를 내린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여왔다. 검찰은 수사과정에서 필리핀 내 별개 마약 유통조직 총책 등 5명을 현지에서 조사하고 범행에 쓰인 휴대전화도 추가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합수본은 지난달 4일 박왕열 전담TF(태스크포스)를 꾸린 뒤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지난달 20일 필로폰 2.2㎏ 밀수혐의로 박씨를 입건했고 같은달 25일 국내 송환한 뒤 조사에 들어갔다. 이어 지난 3일 필로폰 1.9㎏ 밀수와 300g 밀수 예비혐의를 추가로 적용했으며 지난 12일부터 16일까지는 검사 1명과 검찰수사관 5명, 경찰 3명 총 9명을 필리핀으로 보내 현지 조사를 진행했다. 합수본은 박씨 조카인 이른바 '흰수염고래'라 불리는 이모씨 등 3개 유통조직 총책이 모두 필리핀 내 수용시설에 수감돼 지속적으로 국내에 마약류를 반입한 것을 확인했다.
합수본은 인터폴 적색수배 등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송환되지 않은 이씨 등에 대한 송환절차를 현재 법무부와 협력해 진행 중이다. 이들은 필리핀 교도소에 수감 중이면 국내 송환이 어려운 것을 오히려 범행기회로 활용해 결탁한 것으로 드러났다.
범죄에 대한 추적도 이뤄진다. 합수본 범죄환수팀은 금융정보분석원(FIU), 국가정보원 등과 공조해 박씨와 관련자들의 계좌·전자지갑 거래내역을 분석 중이다. 검찰은 압수영장 집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마약 거래자금으로 의심되는 가상자산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기소 이후에도 환수절차를 이어갈 방침이다.
박씨는 2016년 10월 필리핀 사탕수수밭에서 한국인 3명을 살해한 혐의로 2020년 현지 당국에 검거됐다. 2022년 징역 60년을 선고받고 복역해왔다. 그는 수감 중에도 그램 닉네임 '전세계' 등을 사용해 한국에 필로폰·엑스터시·케타민·합성대마 등 동남아산 마약류를 밀반입·유통해오다 지난달 25일 임시 인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