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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24시] 위기 땐 직진만이 답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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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동훈 산업부 기자

때로는 액셀러레이터를 밟는 대신 핸들을 꺾어야 할 때가 있다. 전기차 전환의 속도를 높이던 완성차 업체들이 하나둘 브레이크를 밟고 때로는 방향을 틀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GV70' 생산지를 북미에서 울산으로 돌린 결정 역시 대표적이다. 직진만이 답이던 시대는 끝났다.

겉으로 보면 전략은 정교하다. 울산 신공장과 기존 공장 재건축을 연계해 '마더 팩토리'를 강화하고 전동화 전환의 기준점을 국내에 세우겠다는 구상이다. 인공지능(AI) 기반 생산 시스템, 전기차·수소차·EREV를 아우르는 멀티 포트폴리오에 5년간 125조원의 투자까지 더한다.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생산 거점을 재조정하고 리스크를 분산하는 선택도 합리적이다. 하지만 이 결정의 본질은 '공격'보다 '방어'에 가깝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예상보다 둔화하면서 완성차 업체들은 속도전 대신 생존 전략으로 이동하고 있다. EREV를 북미에서 밀어붙이기보다 울산으로 돌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1970년대 오일쇼크 당시 일본 업체들은 위기에 기민하게 대응했다. 대세였던 대형차 출시 대신 소형·고연비 전략으로 선회했다. 그 결과 미국 시장 점유율은 1970년 약 10%에서 1980년대 초 20%를 넘어서며 2배 이상 확대됐다. 위기 속에서 방향을 바꾼 선택이 시장 판도를 뒤집은 것이다.

현대차의 '울산 마더 팩토리' 전략도 같은 연장선에 있다. 중요한 것은 공장을 얼마나 키우느냐가 아니라 수요 변화에 맞춰 얼마나 빠르게 줄이고 다시 늘릴 수 있느냐다. 자동차 산업은 지금 확장이 아니라 조정 국면이다. 투자 규모보다 속도를 설계하는 능력이 경쟁력이 되는 시대다. 현대차의 선택은 분명 유연한 대응이다. 하지만 그만큼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위기의 순간에 직진만이 답은 아니다. 때로는 방향을 틀고 속도를 늦추는 판단이 생존을 가른다. 아울러 핸들을 꺾는 데서 멈추지 않고 다시 가속할 타이밍을 잡을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유연한 재조정은 늘 필요한 생존 전략이다.

[추동훈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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