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6일 4개 업체에 심사보고서 발송
대상 등 4개사, 7년 6개월 걸쳐 가격 담합
담합 최종 인정 땐 과징금 최대 1.2조원
입찰담합·사료용 전분당 담합 행위도 조사
2월 27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직원이 밀가루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주요 식품 제조업체들이 설탕, 밀가루뿐만 아니라 식품·제조업에 두루 쓰이는 전분당 가격까지 담합한 것으로 적발됐다. 경쟁 당국이 산출한 담합 규모는 밀가루 담합 사건보다 큰 6조 2000억 원에 달했다. 당국은 관련 심의 절차를 개시하고 신속히 과징금 규모 등 최종 판단을 내린다는 계획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상(001680)
, 사조CPK,
삼양사(145990)
,
CJ제일제당(097950)
등 4개 전분당 제조 및 판매 업체들에 전분당 담합 사건에 관한 심사보고서를 송부하고 위원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공정위 심사보고서는 검찰의 공소장에 해당하는 문서로 제재 여부와 수위는 향후 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된다.
공정위에 따르면 4개 업체는 2018년 5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7년 6개월에 걸쳐 반복적, 조직적으로 전분당 판매 가격을 담합했다. 전분당은 옥수수를 분쇄해 생산된 전분과 전분에 물을 넣어 분해한 물엿, 포도당, 액상과당 등 당류를 가리키는 원재료다. 식품 산업에서는 라면, 제과, 음료, 빵, 아이스크림 등에 두루 쓰이고 제조업에서는 접착·코팅·결합 등 용도로 활용된다.
유성욱 공정위 조사관리관은 “설탕 담합 사건 조사 과정에서 전분당 관련 합의 혐의를 포착해 지난해 10월부터 이달 초까지 끈질기고 집요한 추적 조사를 진행했다”며 “조사 결과 이번 담합 행위는 매우 중대한 위법 행위라고 판단해 가격 재결정 명령을 포함한 시정조치, 과징금 부과 및 임직원 고발 의견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담합 사실이 최종 인정될 경우 4개 업체에 부과될 과징금은 역대 최고 규모가 될 가능성도 있다. 전분당 담합을 통해 4개 업체가 벌어들인 것으로 추산된 매출액은 6조 2000억 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는 공정위가 지난달 말 산정한 밀가루 담합 관련 매출액(5조 8000억 원)보다도 큰 규모다. 과징금은 관련 매출액의 최대 20%까지 부과될 수 있는 만큼 4개 업체의 과징금 규모는 최대 1조 24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유 관리관은 “시장 경제를 잠식하는 담합을 비롯한 불공정 행위에 대해 끝까지 추적, 제재할 것”이라며 “특히 민생에 부담을 유발하는 불공정 행위에 대해서는 철저한 감시, 엄중한 제재, 신속한 가격 정상화가 이뤄져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공정위는 4개 업체들이 일부 실수요처에 대해 입찰 담합을 벌인 혐의, 사료용으로 쓰이는 전분당 부산물 가격을 담합한 행위에 대해서도 추가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해당 사안도 조속히 조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