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코리아 프리미엄 K-자본시장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2·3차 상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한 데 이어 ‘주가 누르기 방지법’들을 잇달아 발의하고 있다. 김현정 민주당 의원은 6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2년 연속 1배 미만인 상장사에 대해 가능 이익의 처분, 자기주식의 취득·소각 등을 포함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서 작성·공시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김 의원은 “상속·증여세법 개정안과 함께 확대나 자사주 소각 등 주주 환원 정책을 유도하는 방식이 병행될 경우 고의적 주가 누르기 방지 효과는 배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PBR 0.8배 미만인 기업에 순자산 장부가치의 80%를 기준으로 상속·증여세를 부과하는 상속·증여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주가 누르기 방지법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조속한 입법을 촉구하면서 논의에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이 대통령은 5일 국무회의에서도 관련 입법에 속도를 내라고 주문했다. 주주가치를 높이겠다는 명분과 방향성은 탓할 여지가 없다. 다만 반도체·자동차 등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수인 우리 산업구조도 함께 고려돼야 마땅하다. 공장을 짓고 첨단 설비를 확충하면 순자산은 커지지만 당장 주가 상승으로 직결되지는 않기 때문에 PBR이 낮게 형성될 수밖에 없다. 전체 상장사의 약 60%가 PBR 1배 미만이라는 현실을 감안하지 않은 채 일률적인 잣대로 상속세 부담을 지우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3차 상법 개정으로 자사주 소각을 강제하면서 경영권 방어 보완책은 마련하지 않은 점도 우려된다.
지금은 중동 리스크 확대로 대외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증시 변동성이 극심해지는 복합 위기 상황이다. 당정의 주주가치 제고 조치들이 과연 산업계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투기자본의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부터 기업을 보호할 경영권 방어 장치 보완이 뒷전으로 밀려나 있는 게 큰 문제다. 주가 누르기 방지법 입법에 앞서 차등의결권과 포이즌필 등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경영권 방어 수단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 기업이 생존하고 지속 성장해야 주주가치 제고도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