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보건연구원, iPSC 기반 세포은행 구축
기업·연구소에 분양… 연구비용·시간 절감
인공혈액·재생의료 등 경쟁력 확보 기대감
질병관리청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보건연구원이 임상에 바로 활용 가능한 역분화줄기세포(iPSC)를 구축하고 분양에 나선다. 연구자가 ‘재료 세포’를 직접 만들던 단계에서 벗어나 치료제 개발 속도를 앞당길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국립보건연구원은 29일 국내 연구기관과 바이오기업을 대상으로 임상등급 역분화줄기세포주 분양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역분화줄기세포는 피부 등 일반 세포를 ‘초기 상태’로 되돌린 뒤 다양한 세포로 다시 분화시킬 수 있는 세포다. 여기에 의약품 생산 기준인 GMP를 적용해 만든 ‘임상등급’ 세포는 실제 환자 치료 연구에 사용할 수 있을 만큼 품질과 안전성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이번 성과는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가 공동 추진 중인 ‘세포기반 인공혈액 제조 및 실증 플랫폼’ 사업의 핵심 결과다. 인공혈액은 줄기세포를 이용해 적혈구나 혈소판을 만드는 기술로 수혈용 혈액 부족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꼽힌다. 동시에 다양한 세포치료제 개발에도 활용 가능한 기반 기술로 평가된다.
특히 이번에 구축된 세포는 수혈 시 거부반응이 적은 O형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연구원은 총 18개의 세포주를 확보했으며, 이 가운데 1개는 ‘마스터세포은행(MCB)’까지 구축했다. 마스터세포은행은 동일한 품질의 세포를 대량으로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표준 원료 저장소로 임상 연구에 바로 활용 가능한 핵심 인프라다. 국내에서 임상등급 iPSC 기반 MCB가 구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연구자들은 세포치료제 개발을 위해 고비용·고난도의 세포 제작 과정을 직접 거쳐야 했다. 하지만 국가가 표준화된 세포를 제공하면서 초기 연구 단계의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 업계에서는 임상 진입까지 걸리는 기간이 단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이번 세포주 공급을 계기로 제네릭 중심의 바이오 산업 구조를 치료제 개발 중심으로 전환하는 질적 성장을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고품질 세포자원을 기반으로 인공혈액과 재생의료 분야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국가 차원의 세포은행 구축은 재생의료 연구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핵심 인프라”라며 “글로벌 수준의 세포자원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