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26개 주요 증권사
광고선전비로 4535억 원 지출
키움·메리츠證 증가율 두드러져
일부 중소형사는 오히려 축소
증권사 규모별 격차 심화 우려도
서울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지난해 1년 동안 4500억 원이 넘는 금액을 마케팅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자기자본 5000억 원 이상 증권사 26개사(유화증권·부국증권 제외)의 지난해 광고선전비는 총 4535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4226억 원) 대비 7.2% 늘어난 규모다. 광고선전비는 상품 홍보 등을 위해 쓰이는 마케팅 비용으로 TV 광고는 물론 고객 유치 이벤트 등의 비용을 포함한다.
증권사 광고비는 2023년(3583억 원) 이후 2년 연속 증가세다. 2년 동안 이들 증권사 자기자본은 21.3% 늘었는데 같은 기간 광고비는 26.5% 증가했다.
광고비는 개인 위탁매매 시장에서 경쟁력이 높거나 리테일 사업 확장을 꾀하는 증권사일수록 액수와 증가 폭이 컸다. 국내 주식 위탁매매 점유율 1위 증권사인
키움증권(039490)
은 지난해 749억 원을 광고비로 집행했다. 국내 증권사 중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2023년과 비교하면 140.1% 늘어난 수준이다. 메리츠증권(134억 원)과 토스증권(89억 원)의 광고비도 같은 기간 각각 109.4%, 47.9% 증가했다.
한국투자증권(515억 원),
미래에셋증권(006800)
(764억 원),
NH투자증권(005940)
(291억 원) 등 초대형 증권사들도 지난해 광고비로 수백억 원을 사용했다. 이들 증권사의 2년간 광고비 평균 증가율은 26.9%다.
반면
대신증권(003540)
(109억 원),
한화투자증권(003530)
(121억 원),
현대차증권(001500)
(19억 원), iM증권(19억 원) 등 중소형 증권사들의 경우 대부분 광고비 집행 규모가 대형사 대비 작았으며 2년 전보다 지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해외 주식을 매도한 후 국내시장에 재투자하면 세제 혜택을 주는 ‘국내시장복귀계좌(RIA)’가 출시되면서 증권사들의 마케팅 경쟁은 과열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TV·노트북·골드바를 경품으로 지급하거나 미국 주식 매도 금액대별로 현금 리워드를 제공하는 식이다. 자금 여력이 풍부한 대형 증권사와 그렇지 못한 중소형 증권사 간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 당국의 한 관계자는 “2016년 공정거래위원회가 경품 가액 규제를 폐지하면서 사실상 마케팅은 증권사 자율의 영역”이라면서도 “과도한 마케팅 경쟁이 상품 설명 미흡 등 금융 투자자 피해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