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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속 피하려다 더 큰일”…약물운전 공포, 의사들이 우려하는 건[안경진의 약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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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교통법 개정으로 약물운전 처벌 수위 대폭 강화

처벌 범위 마약·대마·향정약·환각물질 등 490종 달해

ADHD·불안장애 등 정신과 처방 약물 대다수 영향권

의료계 “정신과 약물 임의 중단 시 더 큰 부작용 초래”

클립아트코리아

“지금 먹는 약, 아무래도 운전에 영향이 있겠죠?”

최근 정신건강의학과에 정기적으로 내원하는 환자들 사이에서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적게는 수개월, 많게는 수년째 동일 성분 의약품으로 증상을 잘 조절해온 환자들이 갑자기 처방을 변경해달라고 찾아온다는 거에요. 이런 기현상이 벌어진 데는 도로교통법 개정의 영향이 큽니다. 정신과 처방과 도로교통법이 무슨 상관이냐고요? 약물 운전 관련 사건이 늘어나고 사회적 논란이 커지면서 처벌 수위가 대폭 강화됐거든요.

현행 도로교통법 제45조는 과로, 질병 또는 약물의 영향과 그 밖의 사유로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자동차 등을 운전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합니다. 약물 운전을 하다가 적발될 경우 이전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됐다면 이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혈중알코올농도가 0.2% 이상이면 2~5년의 징역이나 1000만~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되는 것을 감안하면 음주운전보다도 엄한 벌칙 기준이 적용되는 셈입니다. 단속 경찰관의 약물 측정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약물 운전과 동일하게 처벌하는 ‘측정 불응죄’도 신선됐죠. 경찰이 지난 2일부터 5월 31일까지 두 달간 약물 운전 특별 단속에 나서면서 자차 이동이 많은 환자들의 걱정이 깊어졌습니다. 개그맨 이경규 씨가 지난해 6월 약물 운전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았을 당시 “처방받은 감기약과 공황장애 약을 복용했을 뿐”이라고 진술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감기약 한 알도 안되는 거냐는 식의 혼란까지 번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 종합감기약 또는 봄가을에 자주 찾는 알레르기성 비염약 등에 함유돼 있는 항히스타민제 성분은 졸음이나 집중력 저하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마약류나 환각물질에 해당하지는 않기 때문에 엄밀히 금지 대상은 아닙니다. 도로교통법은 약물 운전에 해당하는 약물의 범위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명시된 마약·대마·향정신성의약품 481종과 화학물질관리법상의 환각물질 9종 등 총 490종으로 규정했거든요. 문제는 대표적인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약인 콘서타(성분명 메틸페니데이트)부터 불면증 치료용 수면유도제 졸피뎀, 불안장애 개선제 디아제팜 등 정신과에서 흔히 처방되는 전문의약품이 대부분 영향권에 든다는 겁니다. 가뜩이나 정신과 치료를 받는 사람이란 사회적 낙인을 두려워 하는 환자들 입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더 신경쓰일 수밖에요. 경찰은 약물의 성분이 아닌, 운전 능력 보유 요부가 중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졸음이 느껴지는 등 운전하기에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운전대를 잡지 말아야 한다는 거죠. 대한약사회는 법 시행을 앞두고 운전 시 주의가 필요한 의약품 성분 386개를 △단순 주의 △운전 주의 △운전 위험 △운전 금지의 4단계로 분류한 약물 명단을 공개했는데 되려 역효과를 냈습니다.

당뇨병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 인슐린을 포함해 졸피뎀, 모르핀 등 98개 성분이 ‘운전 금지’로 분류돼 있거든요. 이를 본 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운전 금지 목록에 모든 정신과 약물을 쓸어넣은 격”이라며 혀를 차더군요. 리튬, 지프라시돈, 팔리페리돈 등은 졸음을 유발하지 않는 대표적인 약물로 주간에 복용하도록 처방되는데 이 역시 ‘운전 금지’ 성분으로 분류돼 있다는 겁니다.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동일 성분이라도 환자의 연령, 체질, 용량, 증상 안정 여부 등에 따라 운전 능력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달라진다”며 “정신과 약물을 일률적인 ‘금지 목록’처럼 제시해 정신과 약을 먹으면 운전이 불가하다는 왜곡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의사들은 환자들이 임의로 복용을 중단할 경우, 질환이 악화돼 도로 위에서 더 큰 위험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음주운전과 달리 혈중 농도 등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것도 문제죠.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운전 능력 상실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의학적·법적 기준 마련을 건의하겠다는 입장인데, 상황이 정리되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처방약을 복용 중이라면 절대 임의로 중단하지 말고 반드시 담당 의사나 약사와 운전 가능 여부 등을 상의해야 합니다. 약 봉투의 ‘졸음 유발’ 같은 주의 문구를 꼼꼼히 확인하는 것도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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