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거리에 떨어진 대출 전단. 연합뉴스
한국대부금융협회가 불법사금융업자를 ‘불법대부업자’로 오인해 사용하는 행위에 대해 강력한 법적 대응을 선포했다. 잘못된 용어 사용이 정식 등록된 대부업 전체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소비자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판단에서다.
3일 한국대부금융협회는 “불법사금융업자를 ‘불법대부업자’로 잘못 표현하는 단체 및 표현물에 대해 민·형사소송을 포함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협회는 “최근 일부 공공기관에서 불법대부업이라는 잘못된 용어를 여전히 사용하고 있어 소비자 혼선과 불법사금융 확산이 우려된다”며 “전국 경찰서와 지자체 등 관계기관에 여러 차례 공문을 발송해 불법사금융이란 용어를 사용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여전히 불법사금융을 불법대부업으로 표현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일부 기관이 불법사금융업자를 불법 대부업 또는 미등록 대부업으로 표기한 자료를 배포하면서 언론에 약 730건의 잘못된 명칭이 보도되기도 했다. 협회는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금융소비자 보호와 대부업 신뢰 회복을 위해 법적 조치도 강구할 방침이다.
정성웅 한국대부금융협회 회장은 “잘못된 용어는 금융소비자의 선택을 왜곡시킬 수 있는 만큼 불법사금융 피해 근절을 위해 올바른 용어 정착이 필수적”이라며 “대부업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금융회사인 점을 쉽게 알 수 있도록 명칭 변경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앞서 지난해에도 “‘무등록 대부업’, ‘불법 대부업’이 아닌 ‘불법 사채’, ‘불법 사금융’으로 표현을 통일해 정확히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협회가 이처럼 강경 대응에 나선 배경에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온라인 불법사금융 피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불법사금융 피해 신고는 지난해 9월 1건에서 올해 1월 33건으로 급증하는 등 2월까지 총 62건이 접수됐다.
특히 일명 ‘이실장’으로 불리는 조직적 불법사금융 세력이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온라인 대출 중개 사이트나 커뮤니티에서 정식 등록 대부업체인 척 위장해 피해자를 유인한 뒤, 통화 품질 불량 등의 핑계를 대며 메신저 등을 통해 별도의 연락을 유도하는 수법을 썼다.
피해자는 1968년생부터 2005년생까지 다양했다. 이 가운데 2030 비중이 72.6%로 가장 높았다. 평균 대출금은 100만원, 대출 기간은 11일로 비교적 소액·단기였지만 평균 이자율은 무려 연 6800%에 달했다.
이 과정에서 가해자들은 피해자의 얼굴이 포함된 자필 차용증과 신분증, 가족 연락처 등 과도한 개인정보를 요구했다. 또 요청한 금액보다 적은 돈을 지급한 뒤 다른 사채업자에게 추가 대출을 받도록 유도하는 ‘돌림대출’ 수법도 썼다. 상환이 늦어지면 대포폰 등을 이용해 지인에게까지 불법 추심을 일삼는 사례도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