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전경. 연합뉴스
부모 집에 들어가 금고를 통째로 훔쳐 실형을 선고받은 30대 아들에 대해 대법원이 개정된 ‘친족상도례’ 규정을 적용해 공소를 기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새 형법에 따라 절도 혐의는 친고죄에 해당하게 된 만큼 피해자 측이 고소를 취소했다면 공소를 기각해야 한다는 취지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절도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8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
A 씨는 2024년 12월 10일 부모의 집에 침입해 금고와 현금 450만 원, 백화점 상품권, 금반지 등 총 2400만 원 상당의 재물을 접이식 수레를 이용해 통째로 훔쳐 달아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 씨는 같은 달 29일 아버지에게 “싹 다 죽일 것”이라는 스마트폰 메시지를 보내 협박한 혐의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A 씨의 절도 혐의에 대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2024년 6월 헌법재판소가 직계혈족 간 절도 범행의 형을 면제해 주는 형법 제328조 1항(친족상도례)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려 개선 입법이 예고된 상태였지만 재판부는 A 씨가 구속 상태에 있는 점을 고려해 입법을 기다리지 않고 유죄 판결을 내렸다. 다만 존속협박 혐의는 부모가 처벌불원 의사를 밝혀 공소기각했다.
2심 재판부는 양형 부당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지난해 12월 A 씨에게 징역 8개월로 감형했다.
하지만 국회가 지난해 12월 31일 해당 조항을 개정하며 상황이 반전됐다. 개정된 형법 제328조 1항은 친족 간의 재산 범죄를 ‘형 면제’가 아닌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친고죄’로 변경했다. 특히 부칙을 통해 이 조항을 헌재 결정이 내려진 2024년 6월 27일 이후 발생한 범죄부터 소급 적용하도록 규정했다.
대법원은 A 씨의 범행이 개정법 시행 부칙에 따라 새 친족상도례 규정의 적용 대상이 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이 사건은 친고죄에 해당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해자인 부모가 1심 판결 선고 전인 지난해 8월 합의서와 처벌불원서를 제출한 것은 적법한 고소 취소에 해당한다”며 “원심은 1심 판결을 취소하고 형사소송법 제327조 5호에 따라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