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년 목표 군 구조 개편 일환 추진
인력 융통성↑ 병과간 이기주의 해소
“미래 국방 환경 변화 대응할 전문성
갖춰 통합적 업무와 작전 수행 가능”
육군수도기계화보병사단 기갑수색대대 소속 한 장병이 외줄타기 막바지에 젖먹던 힘을 쥐어짜고 있는 모습. 사진 제공=국방일보
“육군은 정훈병과와 인사병과, 해군은 재정병과와 보급병과, 공군은 군수병과와 정보통신병과, 해병대는 정훈병과와 군사경찰병과 등을 통합하는 방식으로 각 군의 병과를 대분류로 묶는 ‘대병과’ 체계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국방부 관계자는 최근 기자와 만나 2040년 목표로 추진하는 군 구조 개편 일환으로 소병과를 대병과 체계로 바꿔는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실제 계룡대에 있는 각 군의 통합 대상으로 거론되는 기술·행정병과는 우려와 걱정으로 어수선한 분위기다.
이와 관련 국방부는 지난해 12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미래 안보환경 대비 군구조 개편(안)’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한 바 있다. 2040년을 목표로 육·해·공·해병대의 병력·부대·전력 구조를 전면 재설계하는 것을 핵심 골자로 한다.
국방부는 발주 배경으로 △우주·사이버·전자기 등 전장 영역 확장 △첨단 과학기술 기반 무기체계 활용 △다영역에서의 위협 증가 등을 제시했다. 군사과학기술의 발달에 따른 통합적인 전문성을 발휘하는 미래형 인사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세분화된 ‘소병과 체계’로 미래 환경 변화에 융통성 있게 대처하기 어렵다는 게 국방부의 판단이다. 미국과 영국처럼 병과를 그룹화하는 병과군(群)(직군>병과>특기) 개념으로 바꿔 인력 융통성을 높이고 통합적 전문성을 갖추도록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우리 군은 새로운 소요가 발생할 때마다 병과·특기를 신설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하지만 직무의 세분화를 강조한 탓에 병과 간 소통 및 협력 곤란, 병과 이기주의 등으로 통합적 업무와 작전 수행에 제약이 컸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나왔다.
국방부는 지난해 ‘미래 국방 및 작전환경을 고려한 각 군별 병과체계 발전방안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군 구조 개편안을 만들어 올해 하반기 대통령 재가를 받아 인사제도 개선 및 관련 법령 개정을 신속히 추진할 방침이다.
자료: 한국국방연구원(KIDA) ‘병과체계의 이해와 정책 발전에 관한 제언’ 보고서.
미군의 경우 무제한전투 병과군은 1개의 진급경쟁그룹으로 적용해 필요시 같은 병과군 내에서 병과 전환 또는 병과의 통폐합·신설에 용이하다. 반면 우리 군의 소병과 체계는 융통성이 제한돼 미래 국방 환경 변화에 신축적으로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다.
대병과 체계는 병과군 상위 계급을 적정 수준으로 높이는 정책을 병행할 수 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인력 규모가 작은 해군 또는 공군의 경우 대병과 체계 도입으로 일정 병과에 장군급까지 진급을 보장하는 형태로 제도를 설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군 관계자는 “규모가 작은 병과는 능력과 상관없이 상위직 진출에 한계가 발생하는 유리천장 문제가 반복되는 게 현실”이라며 “유사 직능 통합을 통해 통합적 전문성도 갖추고 장군으로 진출할 수 있는 대병과 체계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국방부 산하 한국국방연구원(KIDA)은 ‘병과체계의 이해와 정책 발전에 관한 제언’ 보고서를 통해 “소병과 체계에선 전문성을 높이는 장점이 있지만 병과 간 장벽을 높이고 이기주의 발생으로 인력 융통성을 저해하고 통합적 업무 수행에 제한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 그러면서 △병력자원 절벽 시대로의 진입 △민간 인력 활용 확대 △인공지능(AI)·무인화 등 신기술 확산을 ‘기본 틀의 전환’을 요구하는 요인으로 꼽고, 해결 방안으로 통합적 전문성을 개발할 수 있는 대병과 체제로의 이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현행 군인사법은 병과 분류와 병과장 임용에 관해 규정만 있을뿐 인력 및 인사관리는 병과 체계를 기반으로 각 군의 재량권이 큰 탓에 다수의 병폐가 발생해 단순한 병과 통합 보다는 병과 체계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하는 개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각 군의 병과를 통폐합하는 등 대병과 체계로 전환하는 법령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며 “각 군 재량권도 반드시 국방부 승인 아래 발휘될 수 있도록 제도화해 대병과 체계 기반을 공고히 다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