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 이상 혁신기업 의무투자·코스닥 상장 필수…모험자본 공급 물꼬
운용사 시딩투자 및 5년 이상 만기 설정으로 일반 투자자 보호 강화
기업성장펀드(BDC)의 운용대상. 금융위원회 제공
[파이낸셜뉴스] 금융위원회는 오는 17일부터 비상장 벤처·혁신기업 등에 투자하는 상장 공모펀드인 ‘기업성장펀드(BDC)’ 제도를 본격 시행한다고 5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9월 개정 자본시장법 공포 이후 시행령 및 하위 규정 정비를 마친 데 따른 조치로, 개인 투자자들도 소액으로 유망한 비상장 기업에 간접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BDC는 자산 총액의 60% 이상을 비상장 벤처·혁신기업, 코넥스 상장사, 시가총액 2000억원 이하의 코스닥 상장사 등에 의무적으로 투자해야 하는 펀드다. 특히 벤처투자 시장의 회수와 재투자 선순환을 위해 벤처조합 등의 구주 지분 매입도 주투자대상에 포함했다.
투자 방식은 기존 펀드와 달리 증권 매입뿐 아니라 ‘금전 대여(대출)’ 방식도 허용된다. 다만, 모험자본 공급이라는 취지와 신용위험 관리를 고려해 대출 규모는 주투자대상기업 투자 금액의 40% 이내로 제한된다. 나머지 자산 중 10% 이상은 국공채 등 안전자산에 예치해야 하며, 최대 30%까지는 공모펀드 운용 규제 하에서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다.
BDC의 가장 큰 특징은 ‘환금성’이다. 비상장 주식은 유동성이 낮아 일반 투자자가 접근하기 어렵지만, BDC는 설정 후 90일 이내에 코스닥시장에 상장해야 한다. 투자자들은 별도의 중개 사이트를 찾을 필요 없이 기존 증권사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주식이나 상장지수펀드(ETF)처럼 실시간 펀드 지분을 사고팔 수 있다.
운용 주체는 기존 종합 자산운용사 42개사가 즉시 인가를 받은 것으로 간주돼 상품 출시가 가능하다. 벤처캐피털(VC)이나 신기술금융사 등 신규 진입을 원하는 기관은 ‘6년 이상 업력’과 ‘평균 수탁고 3000억원 이상’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금융당국은 내달까지 한국거래소 시스템 정비를 완료하고 상품 출시와 상장 절차를 지원할 방침이다.
비상장 기업 투자의 위험성을 고려해 투자자 보호 장치도 도입됐다. BDC는 최소 5년 이상의 만기를 설정해야 하며, 최소 모집 가액은 300억원으로 제한해 펀드의 소형화를 방지했다.
또한 운용사의 책임 경영을 유도하기 위해 모집 가액의 일정 비율(600억원 이하분 5%, 초과분 1%)을 운용사가 직접 ‘시딩(Seeding) 투자’하도록 했다. 이 지분은 최소 5년에서 최대 10년까지 의무 보유해야 한다. 가치 평가의 투명성을 위해 분기별 공정가액 평가와 반기별 외부 평가도 의무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