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뿐인 인생 어떻게 살 것인가’는 영원한 과제
AI 시대 맞아 유교 인문학을 ‘삶의 기술’로 재조명
“溫故로 미래적 삶의 기술을 터득하는 知新의 디딤돌”
유가철학과 삶의 기술 / 장승구 / 심산
[파이낸셜뉴스] 저자인 장승구(張勝求) 교수는 한국과 동아시아 선인들의 사유(思惟)를 중심으로 ‘한 번 뿐인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삶의 철학’을 연구·천착해온 중견 철학자이다. 이 책은 동아시아인의 삶에 오랫동안 버팀목이 돼 온 유교 인문학을 ‘삶의 기술’로 재조명한 역저(力著)이다.
저자는 “인생은 게으른 사람에게 뿐만 아니라 열심히 산 사람조차도 후회가 남는다”며 “인공지능(AI)조차도 삶의 지혜와 기술을 알려주는 데는 한계가 있다. 진정한 삶의 기술은 깊은 성찰과 사색, 다양한 체험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터득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AI 시대를 맞아 인류의 삶이 새로운 차원으로 들어서는 마당에 저자는 동양 문명의 큰 흐름인 유가(儒家) 철학에서 해답을 찾는다. 21세기의 AI처럼, 춘추전국시대에 새로운 철기 문명이 도래하자, 위기를 느낀 당시 사람들이 삶의 의미를 다시 물었으며, 유가 철학은 그 답변으로 나왔다는 이유에서다.
“유가철학은 수양으로 자신의 존재를 고양(高揚)하고, 하늘과 땅이 주는 대자연의 가르침을 본받으며 자연과 조화로운 삶을 지향했다. 고난을 단련의 기회로 여기고 주어진 운명을 사랑하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기술을 익히고자 했다.”
저자는 현대 한국인 의식 밑바탕에 남아있는 유가 철학적 인생관·세계관을 간결하고 예리한 문체로 분석하며 정리·소개하고 있다. 중용(中庸), 주역(周易), 수양, 윤리, 생사관(生死觀) 등을 19개장, 448쪽에 걸쳐 흥미롭게 서술해 관심있는 일반인들도 술술 읽을 수 있다.
쾌락·권력을 넘어선 노년과 삶의 의미, 사대부 사회 권력 엘리트의 윤리 규범, 수시순리(隨時順理·때에 맞추어 이치(理)를 따름)의 자세, 서애 류성룡과 율곡 이이의 경세론(經世論) 비교 등이 눈길을 끈다.
AI 같은 과학기술이 가져오는 편리함과 속도의 마법에 취해 삶의 깊이를 잃어가는 시대에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책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 책이 온고(溫故)를 통해서 미래적 삶의 기술을 터득해 가는 지신(知新)의 디딤돌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경북 영주 출신인 저자는 안동고와 서울대 졸업 후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에서 석사·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와 서강대에서 강의했고 한국철학사연구회와 한중철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세명대 교수로서 ‘다산학’, ‘서애연구’ 편집위원 등을 맡고 있다. ‘정약용과 실천의 철학’ ‘다산, 행복의 기술’을 비롯한 5권의 단독 저서
와 10권 넘는 공저(共著)를 냈다.
장승구 교수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